냉정했던 벤투도 바꾸는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자랑스러울 것”
냉정하던 평소와는 분명 달랐다. 머리를 잠시 감싼 채 대답을 미루던 그의 발언에는 감정이 묻어났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지난 4년간 동고동락했던 선수들과 곧바로 이별이라 생긴 일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53)은 1일 카타르 도하의 메인 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포르투갈과 최종전 기자회견에서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3일 0시 포르투갈전에서 16강 진출 여부가 갈린다. 조별리그 2경기에서 1무1패에 그친 H조 3위 한국은 이미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은 H조 1위 포르투갈(2승)을 꺾은 뒤 4위 우루과이(1무1패)가 2위 가나(1승1패)를 꺾거나 비겨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벤투 감독은 가나전 퇴장으로 포르투갈전 벤치에 앉을 수도, 기자회견에 참석할 수도 없다. 결과에 따라선 이날이 마지막 공식석상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본 벤투 감독은 “마무리를 짓는 순간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 진출하는 목표를 달성했고, 이 대회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에서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분명히 긍정적이고, 만족스럽다”고 강조했다.
벤투 감독은 마지막 상대이자 조국인 포르투갈을 상대로 4년간 갈고 닦은 축구를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상대가 매우 훌륭한 팀이란 걸, 막강한 팀이란 걸 알고 있다. 개별 선수를 봐도, 팀으로서도 강력한 팀이다. 지금까지 포르투갈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리의 스타일대로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포르투갈을 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타까운 것은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와 공격수 황희찬(26·울버햄프턴)의 포르투갈전 출전을 장담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안고 가나전을 뛴 김민재는 포르투갈전을 대비해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1일 마지막 훈련 역시 가벼운 회복이 전부였다. 황희찬은 햄스트링 부상에서 벗어났지만 무뎌진 감각이 걱정이다.
벤투 감독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김민재는) 내일까지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고, “황희찬은 트레이닝을 하고 있지만 포르투갈 출전 여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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