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K] ‘기후대응기금’ 어디에 썼나?…‘청사 인테리어’로 ‘탄소 감축’?

김은재 2022. 12. 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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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월 시행된 '탄소중립법'.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4번째로 '탄소중립'을 법으로 만든 나라가 됐습니다.

정부는 이 법에 따라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35% 넘게 줄여야 하는 책임이 생겼고, 올해 처음 '기후대응기금'이란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습니다.

첫해 예산은 2조 4천억 원 규모.

4개 분야, 156개 사업이 진행됐습니다.

KBS는 이 기금이 어디에 사용됐는지, 또 집행은 적절했는지 국내외 전문가와 함께 검증했습니다.

기후는 말한다.

오늘(1일)은 당초 목적은 사라지고 이름만 탄소중립인 사업들을 고발합니다.

기후위기대응팀, 김은재 기잡니다.

[리포트]

18개 기관이 입주해 있는 정부세종청사.

실내 벽과 기둥, 난간까지.

행정안전부가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며 만든 실내 정원입니다.

기후대응기금 4억 원을 썼는데, 내년에는 예산을 3배 넘게 늘려 잡았습니다.

그런데 사업 목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없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음성변조 : "온실가스 저감 효과보다는 (취지가) 실내 공기질 (악화를) 저감시키는 거잖아요."]

세계 최대 옥상정원에도 같은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내년까지 기존 정원에 나무 4천 그루를 더 심을 예정입니다.

67억 원이 투입되는데, 사업은 이게 다가 아닙니다.

노후화된 인도를 새로 교체하기 위해 바닥재를 새롭게 깔거나, 이렇게 직원들을 위한 쉼터 공간을 조성하는 공사도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 이름만 바뀌었지 기존 노후시설 정비와 똑같습니다.

[권경락/플랜1.5 활동가 :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굉장히 의심스럽고, (효과가) 미미한 옥상정원이라든지 조경사업 이런 부분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거는 그린워싱(가짜 친환경)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기금 300억 원을 들여 친환경 기업을 육성한다는 창업 센터.

사업계획을 보니 정작 입주할 업체는 탄소배출이 많은 제조업들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음성변조 : "신규로 만들었다면 당연히 기후(대응)기금 목적이랑 조금 더 맞게 설계가 더 됐을 건데 사실은 이게 일반 회계에서 진행하던 사업이었고…."]

KBS 기후위기대응팀이 전문가들과 함께 사업이 적절한지 분석해 봤습니다.

분석 대상은 운영비 등을 제외한 60개 사업, 이 중 55개가 '부적절' 평가를 받았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떨어지고, 감축량 산정이 어렵거나 근거가 부족한 게 이유였습니다.

[하승수/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 "기금 운용 주체는 기획재정부인데, 실제 사업은 각 부처에서 하는 구조고 각 부처가 성과 관리를 해야 되는데, 성과 관리 자체가 과연 제대로 될 수 있겠는가…."]

정부는 내년에도 기후대응기금 약 2조 5천억 원을 156개 사업에 투입합니다.

KBS 뉴스 김은재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 홍성백/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정현 김지혜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은재 기자 (eoe61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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