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제한급수 우려 커지는데…광주, 물 소비는 ‘펑펑’
하루 50만t, 10년 새 20% ↑
동복·주암댐 수위 30% 불과
내년 3월 식수원 고갈 경고등
남부지역에 지속된 가뭄으로 광주에 몇달 내 제한급수가 실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이 1차 원인이지만 그동안 ‘물 쓰듯’ 했던 시민들의 물 사용 습관도 무관치 않다. 광주지역 물 사용량은 지난 10년 사이 20% 가까이 증가했다.
1일 국가상수도정보시스템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역 가정용 급수 사용량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가정용 급수는 전체 사용량의 70%가량을 차지한다.
광주지역 가정용 급수량은 2012년 9375만㎥에서 지난해 1억929만㎥로 10년 새 무려 16.5%가 늘었다. 같은 기간 147만여명이었던 인구가 144만여명으로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광주지역 하루 1인당 물 사용량 역시 전국 대도시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광주지역 1인당 물 사용량은 2020년 기준 296ℓ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286ℓ)과 경기(294ℓ) 등 수도권보다 많은 수치다. 대구(288ℓ)·울산(271ℓ)·부산(266ℓ) 등 지방 대도시보다는 최대 30ℓ나 많았다. 인근 전남지역(277ℓ)과 비교해도 광주시민은 1인당 하루 19ℓ를 더 사용했다.
광주시에서 하루에 소비되는 상수도는 50만t이다. 광주지역은 식수원인 동복댐에서 하루 22만t, 주암댐은 하루 28만t을 공급받는다. 지난달 29일 기준 동복댐의 저수율은 30.43%, 주암댐은 30.82%이다. 최근 10년간 이곳 댐의 평균 저수율이 각 80%, 60%인 점을 고려했을 때 현재는 물이 절반도 채 차 있지 않은 셈이다.
광주시는 현재 물 소비량을 감안하면 내년 3월이면 식수원이 고갈돼 제한급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1992년 12월21일부터 1993년 6월1일까지163일 동안 제한급수가 이뤄진 적이 있다. 비가 오는 내년 6월 장마철까지 제한급수 없이 버티려면 물 사용량을 최소한 10년 전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에 광주시는 ‘생활 속 물 절약 실천 캠페인’을 펼치며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물이 부족합니다. 20% 물 절약에 동참해 주세요’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보내는 한편, 97개 동 공동주택 1200단지를 대상으로 ‘수압 저감 실천 현황 조사’도 벌이고 있다. 10월 중순 절수운동이 추진된 이후 매주 수돗물 생산량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효과는 아직 크지 않다. 11월 평균 수돗물 생산량은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선 물을 아껴 쓰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며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물 절약 운동에 참여한다면 가뭄 위기를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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