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장쩌민 조문 정국...'백지 시위' 국면 전환?
[앵커]
정권 퇴진 구호까지 등장한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중국 안팎에서 이어지는 미묘한 시기에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의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중국 당국은 추모 분위기를 띄우며 국면 전환과 내부 결속의 계기로 삼으려 하지만, 오히려 '백지 시위'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엇갈립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흑백으로 인쇄된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장쩌민 전 주석의 사진이 크게 내걸렸습니다.
중국 관영 CCTV의 저녁 종합 보도에서도 시진핑 주석이 톱뉴스를 양보했습니다.
시 주석을 필두로 장례위원회가 꾸려졌고, 추모대회도 준비 중입니다.
수도 베이징의 외교부 청사와 홍콩, 마카오 등지에서 조문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슬픔을 역량으로 바꿔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단결·분투해야 합니다.]
그러나 당국의 의도와 달리, 장쩌민의 별세는 개혁개방과 고속성장, 집단지도체제의 종언에 대한 아쉬움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홍콩 매체들은 중국인들의 추모 반응을 전하며 시진핑 권력 독점 시대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풀이했습니다.
[라나 미터 / 중국 현대사 교수 : 다시 말해 장쩌민 집권 기간이 언론의 자유가 조금 더 있었을 때입니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국면 전환용으로 장쩌민의 부고를 이용했다는 주장까지 나왔습니다.
[쑤쯔윈 / 타이완 국방안보연구소장 : 심지어 장쩌민이 (20차 당 대회 때) 이미 별세했지만, 중국 공산당은 발표하지 않다가 '백지시위' 국면 전환용으로….]
실제 정권 퇴진 구호까지 나온 최근 '백지 시위' 국면에서 미묘한 긴장감도 흐릅니다.
1989년 톈안먼 사태도 후야오방 전 총서기를 애도하는 군중집회에서 촉발됐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쩌민 전 주석은 톈안먼 사태를 통해 권력을 잡았고, 파룬궁 탄압 책임까지 거론되는 인물이어서 민주화 시위 역량 결집의 계기가 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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