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법정시한 어려워진 예산 대치, 끝까지 합의처리 힘써야

기자 입력 2022. 12. 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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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인 12월2일까지 국회가 이듬해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올해도 여야의 극한 대치로 이 시한은 지키기 어렵게 됐다. 최근 법정시한 내 예산안이 처리된 해는 국회선진화법을 제정한 2014년과 2020년뿐이다. 2002년 이후 19년간 단 두 번밖에 헌법을 지키지 못한 국회의 불명예가 재연될 공산이 커졌다.

여야는 이미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예산안 처리 시한을 넘겼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일 오후 2시까지 여야 원내대표가 가세한 ‘예결위 소(小)소위’에서 115건의 미합의·보류 예산을 조정토록 요구했으나, 이 또한 불투명하다.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이전과 경찰국 설치, 공공분양주택·원자력 예산 등을 야당이 삭감하고, 여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증액하려는 공공임대주택·신재생에너지·지역화폐 예산을 반대하고 있다. 서로 ‘윤석열표 예산’ ‘이재명표 예산’ 딱지를 붙여가며 부자감세와 민생예산 확대를 놓고 갈등해온 예산 협의를 마치지 못한 것이다. 법정시한 전날인 1일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가 쟁점인 본회의 개최를 두고 충돌했다. 김 의장이 여야 추가 협의를 요구하며 본회의를 열지 않자 민주당은 다시 2·5일 본회의를 열자고 제의했다. 이 장관 문책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까지 얽히면서 예산안이 언제 처리될지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예산국회 협의는 집권여당이 주도하는 게 관행이다. 그런데 지금의 파행 상황엔 여당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 국민 다수가 요구하는 이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조는 예산안 처리와 무관하게 정치권이 부응해야 할 사안이다. 가뜩이나 미합의 쟁점이 많은 예산안과 묶어 정쟁할 게 아니라 이들 세 안건은 순차 처리하는 게 맞다. 여권이 때 이르게 12월31일까지 예산안 처리를 못하는 ‘준예산’ 상황을 거론하고 야당의 예산안 삭감을 ‘대선 불복’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지나치다.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도 아닌 대통령실 이전·경찰국 예산 삭감까지 모두 대선 불복이라 할 수 있나.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을 폄훼하는 언행은 삼가야 한다.

새해 예산안을 처리할 때 여야는 늘 한발씩 물러서 조율·타협했다. 다수당인 민주당도 감액만 할 수 있고 증액은 정부 협조 없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법정시한을 넘긴 예산안은 통상 정기국회 종료일(9일)이나 세밑(31일)에 처리됐다. 민생이 어렵다. 하루라도 예산안 처리를 지체해선 안 된다. 막판 의원들 간 선심성 ‘쪽지 예산’도 있어선 안 된다. 여야는 예산안 합의 처리에 끝까지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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