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 버틴 덕에… 3분기 성장률 0.3% “역성장 면했다”

유지혜 2022. 12. 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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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가 늘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그나마 버텨주면서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 등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와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남은 4분기에는 역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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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소비 1.7%·설비투자 7.9%↑
전체 내수 성장률 기여도 2.0%
반도체 부진… 순수출 1.8%P 깎아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위축 조짐
4분기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민간소비가 늘고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그나마 버텨주면서 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했다. 하지만 무역수지 적자 등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고물가·고금리로 소비와 투자도 위축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남은 4분기에는 역성장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가운데)이 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은 1일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전 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0월27일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으로, 한은은 4분기에 소폭 마이너스 성장하더라도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인 2.6%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분기별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뒤 같은 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9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는 3분기째 0%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역성장을 피해갈 수 있었던 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덕이다. 3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 0.8%포인트, 0.7%포인트로 분석됐다. 전체 내수의 기여도는 2.0%에 달했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8%포인트 끌어내렸다. 전 분기(-1.0%포인트)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최정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3분기에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데다 2분기에 상대적으로 줄어든 원유 수입이 3분기 들어 동절기 에너지 수급 확보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민간소비가 오락·취미용품 등 준내구재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1.7% 증가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면서 7.9%나 성장했고, 정부 소비도 물건비 지출 위주로 0.1% 증가했다. 하지만 건설투자는 토목건설 부진에 0.2%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부진에도 불구하고 운송장비·서비스 수출 호조로 1.1% 늘어 2분기 역성장(-3.1%) 추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원유·천연가스 중심의 수입 증가율(6.0%)은 수출의 약 6배에 이르렀다.

속보치와 비교하면 민간소비·건설투자·정부소비 성장률이 각 0.2%포인트, 0.6%포인트, 0.1%포인트 하향 조정됐지만, 설비투자·수출·수입은 각 2.9%포인트, 0.1%포인트, 0.1%포인트 높아졌다.

최 부장은 설비투자 급증에 대해 “2012년 1분기 9.7% 이후 최고 성장률”이라며 “반도체 장비, 선박 등 운송장비 관련 설비투자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기저효과도 있고 향후 반도체 수급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에 추세적 성장이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국민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465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0.7% 감소했다. 실질 GDP 성장률(0.3%)을 큰 폭 하회한 수준이다. 해외에서 받은 배당 등에 해당하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4조4000억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수출가격보다 수입가격이 더 크게 오르면서 같은 기간 실질무역손익이 28조원 적자에서 35조7000억원 적자로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세계 경기 침체 속 자금시장 경색, 부동산 시장 위축, 이태원 참사, 화물연대 파업 등 악재가 겹치면서 4분기 전망은 어둡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수출 공백을 소비와 투자가 계속 메워줄 가능성도 크지 않다. 한국 경제가 4분기 역성장하면 2020년 2분기 이후 2년6개월 만이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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