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남한 드라마 보면 징역 15년?

2022. 12. 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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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코노는 뭡니까?' '혼자 코인 노래방 가는 사람'

지난해 북한은 남자친구를 줄여 '남친'으로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남한식 말투가 번지자 이를 금하고 단속령을 내렸습니다.

요즘엔 남한식 작명이 번진다며 '가희, 수미, 아리, 소라' 같이 받침이 없는 이름을 콕 집어 개명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괴뢰 말찌꺼기를 없애라'면서요.

북한에서 한류의 여파는 거셉니다. 북한인권단체인 국민통일방송에 따르면 주민 50명을 인터뷰한 결과, 한 명을 제외한 모두가 '한국을 포함한 외국 콘텐츠를 시청한 적이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꼭 2년 전인 2020년 12월, 북한은 이른바 '반동사상 문화배격법'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러다간 물먹은 담벼락처럼 체제가 무너진다.'라며 불호령도 내렸었는데 그 내용이 기가 막힙니다.

드라마와 영화를 단순히 보다가 적발되면 최대 징역 15년, 유포하거나 판매하다 걸리면 무기징역이나 사형을 받게 했거든요.

올해 38살인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가 우리로 치면 MZ세대라 할 2,30대 청년에 해당하니, 한류의 영향이 얼마나 큰지, 얼마나 위협적인지 잘 알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달엔 괴물 미사일이라 부르는 화성-17형 ICBM 발사장에 어린 딸 김주애를 데리고 등장했죠. 아마도 감성에 많이 흔들리는 북한 청년들에게 다정다감한 딸바보 아빠의 모습을 연출해 독재와 핵미사일 도발 이미지를 누그러트리려 한 듯한데, 글쎄요. 진짜 딸을 사랑하는 아빠라면, 그 아이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보기에도 섬뜩한 미사일의 굉음을 듣게 할 게 아니라 세계인이 열광하는 최고 수준의 K-콘텐츠를 함께 체험해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미래는 핵, 미사일 같은 무기에만 달린 게 아니라 그것을 운용할 사람의 마음에 달린 거니까요. 그 마음을, 정신을 지배하는 건 바로 문화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남한 드라마 보면 징역 15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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