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도 반대한 '금투세' 어쩌나…세법 개정안 심사도 줄줄이 막혀

김보선 입력 2022. 12. 1. 19:18 수정 2022. 12. 2.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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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가 의원들의 불참으로 열리지 않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도록 여야가 '2년 유예'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긴축 통화·재정정책으로 주식시장이 잔뜩 위축된 시점에서 금투세가 도입되면 국내투자자의 이탈과 주가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만 커지고 있다.

1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여야 이견을 좁히 못해 결국 무산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겠다고 조금 전 통보했다"며 "월권이자 권한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의 처리 법정시한은 12월 2일이다. 그러나 예산안의 뼈대가 될 세법 개정안이 줄줄이 심사에서 막히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는 이날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금투세 유예 연장을 포함한 소득세·법인세·종합부동산세 등 세법 개정안을 심사했지만 핵심 쟁점인 금투세 유예 등에서 이견을 못좁혔다. 조세소위는 2일 오전 심사를 재개한다. 이들 법안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세입예산의 부수법안으로 지정한 것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본회의에 부의될 때 자동으로 올라간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 운영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 뒤 예산안 처리와 관련 "내일(2일) 2시까지 협의 시한인데 여전히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사 간 협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내일 2시까지 이견이 해소 안 되면 부득이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간 협상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소액투자자에게 피해가 전가되지 않아야 한다며 지난 9월 금투세 도입을 2년 유예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를 완화하는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반대하고 있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모든 주식 투자자가 양도세를 내야 한다. 현재 대주주에 한정해 양도세를 매기는 것과는 큰 차이다. 대주주는 보유한 개별주식의 지분율이 1~4% 이상이거나 개별주식 보유금액이 10억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과세표준이 3억원 이하인 경우 20%, 3억원 초과는 25% 세율을 적용한다. 예컨대 삼성전자 주식 10억원 보유한 대주주 A씨가 주당 5만원(매수가 3만원)에 100주를 매도할 경우 주당 이익 2만원x100주x20%=40만원을 낸다.

전임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말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투자로 거둔 수익 중 5천만원 초과분에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내는 제도다. 단 주식과 공모형 주식형펀드에서 발생한 소득은 5천만원까지, 해외주식·채권·ELS 등은 250만원까지 비과세(기본공제)다.

그러나 1999년 상장주식에 양도세를 도입한 이래로 금투세 도입은 전면적인 변화인 것에 비해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혼란이 우려된다는 게 정부가 2년 유예를 요구하는 이유다. 2년 사이 한-미간 금리는 역전됐고, 유동성 확대로 호황이었던 2020년과 달리 올해 주식시장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약세장이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시장여건과 함께 금투세 도입이 해외주식 등으로 투자자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해외주식은 현재 국내보다 세부담이 높은 상황(양도차익 20% 과세·기본공제 250만원)에서도 현금배당 등의 투자 매력으로 인해 투자가 증가세인데, 국내 주식이 전면 과세될 경우 세제상 매력까지 상실된다는 것이다. 금융회사의 과세 시스템 구축을 위한 추가적인 준비기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당정이 협력해 금투세 도입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로 주식시장에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금투세가 도입될 경우 국내 투자자의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주식시장의 침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증시의 '정책 리스크'를 짚으며 "대주주에게만 부과되던 양도세 내년부터 금투세의 이름으로 부과될 예정인데 정부와 야당이 합의를 내지 못해 유예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내년 예상 수익에 대한 세금을 피하기 위해 또는 낮아진 투자 매력에 다른 자금 이동으로 매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세소위는 여야 합의를 통해 상임위 수정안을 만들겠다는 의지이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국회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는 정부 원안이 올라가는 만큼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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