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시점’ 장쩌민 사망… 中 ‘백지시위’ 불지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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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사망을 애도하며 우회적으로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 글을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반정부 시위로 성격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 전 주석 사망은 자연스레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연상케 해 백지시위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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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좋았어” “시진핑 지명은 큰 실수”
톈안먼 사태 때 후야오방 사망이 촉발
당시엔 베이징 대학생들이 주도했지만
이번엔 전국 노동자·학생·중산층 나서
‘톈안먼 주역’ 왕단 “새 항의의 시대 신호”
당국, 자가격리 허용 등 방역완화 방침
베이징 대형 쇼핑몰 영업 대부분 재개
경찰에 맞선 여성… 톈안먼 ‘탱크맨’ 연상 중국 전역에서 당국의 고강도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되던 지난달 27일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시위 진입을 위해 진압봉을 들고 방패를 앞세워 다가오는 공안(경찰)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며 막아서는 여성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영국의 미러 등 외신은 이 영상을 본 중국인들이 1989년 6월 톈안먼 사태 때 맨몸으로 탱크 행렬에 맞서 중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이미지로 남은 ‘탱크맨’(오른쪽 사진)을 떠올려 ‘탱크 레이디’로 부른다고 3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공안은 방패로 밀쳐도 물러날 기미가 없자 스마트폰을 빼앗아 던져버렸고, 이어 방호복을 입은 요원 여럿이 달려들어 저항하는 여성을 거칠게 끌고 갔다. SNS 영상 캡처 |
중국 당국의 검열이 심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는 당국에 대한 비판보다는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 커다란 입 등 외모 때문에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진 장 전 주석의 과거 영상 등을 소개하며 애도했다. 장 전 주석의 이름 대신에 ‘장할아버지’, ‘어르신’, ‘위인’ 등으로 부르며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1989년 톈안먼 사태 때도 당시 급진 개혁주의자이자 대학생들로부터 추앙받던 후야오방(胡耀邦) 전 당 총서기 사망을 계기로 베이징 대학가에서 보수파를 비난하며 정치 개혁을 요구한 시위가 민주화운동으로 발전했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지난달 27일 발생한 시위에서 한 여성이 홀로 진압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 10여명의 진로를 막아서는 영상이 퍼지면서 톈안먼 사태의 ‘탱크맨’과 비교되고 있기도 하다. 이 여성은 경찰이 방패로 자신을 밀치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휴대전화로 이 모습을 촬영하다 결국 거칠게 끌려갔다. ‘탱크맨’은 톈안먼 광장에서 맨몸으로 진압군 탱크를 가로막아 톈안먼 사태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한편 방역을 담당하는 쑨춘란(孫春蘭) 부총리가 지난달 30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좌담회에서 “오미크론 변이체의 병원성이 낮고 더 많은 중국인이 백신 접종을 확대하면서 전염병 퇴치 투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며 추가 방역 완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그동안 중국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무조건 격리 시설로 이동시켰지만 앞으로 증상이 경미한 경우 자가 격리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대도시 당국 역시 시위가 잇따르자 민심 이반을 우려해 속속 방역 완화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은 1일부터 대형 쇼핑몰의 영업을 대부분 재개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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