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왜 이상민 탄핵소추 직행 대신 '돌아가는 길' 택했나

이성택 입력 2022. 12. 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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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일단 '선 해임건의→후 탄핵소추'로 가닥을 잡고 국회 본회의 개최를 벼르고 있다.

해임건의를 먼저 하고 거부당하면 대통령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이 장관을 파면할 수 있는 탄핵소추로 가는 수순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민주당 의석수(169석)를 감안하면 이 장관 탄핵소추까지는 큰 장애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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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위원이 국민의힘 김도읍
'중대한 법 위반' 해당할지 미지수
기각 시 입법 독주와 역풍 우려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법안 통과를 지켜보고 있다. 이 장관은 민주당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제출된 상태이다. 오대근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일단 '선 해임건의→후 탄핵소추'로 가닥을 잡고 국회 본회의 개최를 벼르고 있다. 해임건의를 먼저 하고 거부당하면 대통령 수용 여부와 무관하게 이 장관을 파면할 수 있는 탄핵소추로 가는 수순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탄핵소추로 직행하지 않고 해임건의로 돌아가는 데엔 탄핵소추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탄핵심판 주도할 소추위원이 국민의힘 김도읍

국무위원 탄핵은 국회의 탄핵소추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로 구성된다. 민주당 의석수(169석)를 감안하면 이 장관 탄핵소추까지는 큰 장애물이 없다. 장관 등 국무위원 탄핵소추는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발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헌재 심판 단계부터이다. 헌재법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소추위원을 맡아 탄핵심판을 청구하고, 변론에서 피청구인(이 장관)을 신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현 법사위원장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라는 게 딜레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단독 처리한다면 김 의원이 소추위원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반 형사 재판에 비유하면 검사가 피고인과 한편인 격이기 때문이다.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소추위원을 맡은 사례가 있지만 당시엔 탄핵소추안을 여야가 사실상 합의 처리해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

이재명(앞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탄핵 대상 '중대한 법 위반' 해당할까...기각 시 역풍 우려도

이 장관이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지도 불분명하다. 헌재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 결정문에서 탄핵 대상을 '헌법 수호 관점에서 중대한 법 위반'과 '국민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 제한했다. 국민 신임 배반 행위의 사례로 헌재는 △뇌물 수수 △부정부패 △국가 이익을 명백히 해하는 행위를 들었다. 민주당이 이 장관의 잘못으로 꼽는 이태원 참사 사고 예방 노력 외면과 참사 당일 소극적 대처, 참사 이후 책임 회피성 발언이 '중대한 법 위반'이나 '국익을 명백히 해하는 행위'로 인정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노 전 대통령 결정례는 대통령 탄핵에 대한 것이어서 장관 탄핵 기준은 그보다 느슨할 가능성도 있다.

탄핵 심판이 기각될 경우 정치적 역풍 가능성도 고민되는 대목이다. 앞서 한나라당은 노 전 대통령 탄핵에 실패한 이후 같은 해 총선에서 참패, 다수당 지위를 열린우리당에 헌납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사법 농단'에 연루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국민의힘 반대 속에 단독 처리했지만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렸다. 당시엔 탄핵소추를 정의로운 행위로 여겼지만, 지금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입법 독주 이미지를 강화해 득보다 실이 컸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반면 해임건의안부터 추진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하는 모습을 이끌어 냄으로써 탄핵소추의 명분을 추가로 쌓는 효과가 있다. 민주당 지도부도 탄핵소추 이후의 결과에 대해 성과를 자신할 수 없는 만큼 일단은 에둘러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칼은 칼집 안에 있을 때 더 무섭다는 얘기가 있다"며 "탄핵소추라는 칼은 최대한 늦게 뽑는 게 낫다"고 말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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