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이상민 해임건의안` 난타전… 대치끝 본회의 결국 무산

김진표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
주호영 "예산안 처리에 주력해야"
박홍근 "안 열면 직무유기" 비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가 1일 김진표 국회의장의 주재로 만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본회의는 결국 열리지 않았고, 이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도 이뤄지지 못했다. 여야 간 난타전이 이어졌고, 심지어 민주당은 자당 소속인 김 의장을 비판하는 해프닝까지 연출됐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 의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의사일정과 관련해 상정할 안건이 없고 의사일정이 합의가 안 돼 본회의를 열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의장에게 요청했다"며 "본회의를 연다면 가장 중요한 현안인 예산안 처리는 법정기한을 지킬 수 없고 날아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합의가 안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 보고를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며 "반면 국민의힘은 처리할 안건이 없을뿐 아니라 오늘 안건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고, 내일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데 예산안 처리에 최선을 다해야지 이런 정쟁적 안건으로 본회의를 열면 파행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국회 본회의 정기국회를 시작하면서 여야 지도부 차원에서 합의했고 의장도 공지한 사항"이라며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게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위해 1일과 2일 본회의를 잡은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합의하지 않는다고 본회의를 열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당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오후에 김 의장을 따로 만났다.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과 독대 후에도 오전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국회의장께 민주당과 회의 개최 여부를 조속히 합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오늘 처리할 안건이 없고 여야 간에 오늘 의사일정자체가 합의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의를 열어선 안된다고 강하게 요청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도 오늘 만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박 원내대표도 민주당 지도부와 김 의장을 만나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나 국회 사무처는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1일 예정됐던 본회의는 개의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는 (여야 간) 합의가 되지 않아 어려울 듯 하다"며 "내일(2일) 양당 원내대표들을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가 무산된 뒤 김 의장을 강도높은 비판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연 뒤 "국회의장이 여야가 합의한 본회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은 월권이고 권한 남용"이라며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김 의장이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내일 오후에는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달라"며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5일)까지는 해임건의안 등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본회의를 추가로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김세희·권준영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