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중 EU 수장과 회담…“전략적 자주성 갖고 디커플링·신냉전 반대해야”

이종섭 기자 2022. 12. 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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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을 방문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만나 전략적 자주성을 기반으로 한 양측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략적 자주성’은 시 주석이 지난 10월 3연임을 확정한 후 유럽 정상들을 잇따라 만난 자리에서 빠짐 없이 강조하고 있는 표현이다. 미국이 대중 압박을 지속하며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독자적인 외교 노선과 대중 정책을 가져가주길 바란다는 의미다.

시 주석은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미셸 의장과의 회담에서 “미셸 의장이 EU 전체 회원국을 대표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끝난 직후 중국을 방문한 것은 EU의 대중 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 관계가 앞으로 나아가는 추세를 유지하고 호혜·공영을 견지하는 것은 양측과 국제사회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과 유럽 사이에는 근본적인 전략적 불일치나 충돌이 없다”며 “중국은 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지하고 EU의 단결과 번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제도를 수출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EU와 회원국들이 객관적이고 정확한 대중국 인식을 확립하고 평화 공존의 대중 정책을 고수하면서 냉정적 사고와 이녑 대립, 제도적 대항을 넘어서고 신냉전에 반대하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시 주석은 미셸 대표에게 산업망과 공급망의 안정과 신뢰성을 함께 확보하고 디커플링과 보호주의, 경제무역·과학기술 교류의 정치화·무기화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며 양측이 더 높은 수준의 협력을 전개하길 바란다는 뜻도 전달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전날 사망한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 얘기도 꺼냈다. 그는 “장쩌민 동지는 국가지도자 시절 중국과 유럽 관계 발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관심을 기울여 유럽 국가를 여러 차례 방문하고 EU 및 유럽 국가 지도자들과 긴밀한 교류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전 주석이 중국·EU 지도자 회담 메커니즘 구축을 추동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양측의 대화·협력을 촉진했다며 “우리는 그의 유지를 이어받아 중국과 유럽 관계를 더욱 공고히 발전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미셸 대표는 “EU는 전략적 자주성을 견지하고 자체 역량 강화에 노력하며 유럽의 일체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EU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으며 중국의 신뢰할 수 있고 예상 가능한 파트너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미셸 대표가 “유럽-중국 투자협정 체결 프로세스를 계속 추진하고 공급망 안정과 상호 신뢰를 증가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길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유럽의 이익과 아시아 대륙의 공동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며 “위기가 확대되는 것을 피하고 평화를 권하고 대화를 촉진하며 위기 유출 영향을 통제하고 진영 대항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의장은 이날 시 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찾았다. 그의 방중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집권 3기를 시작한 이후 베이징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했고, 잇단 다자회의 계기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국가 정상들을 잇따라 만나며 유럽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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