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임상 설계부터 차별화 전략까지… 신약 개발 성공률 높이는 `맞춤 컨설팅`

김진수 2022. 12. 1. 18: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등 체계적 뒷받침
전문인력 없는 중소·벤처기업에 큰 힘
계량약리학 분석기업 인수통해 시너지
자체 파이프라인 확보 장기 목표 세워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임동석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약리학 이슈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에임스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임상약리 컨설팅' 개척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공격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신약 발굴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신약 후보물질과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약리 컨설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컨설팅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더 많은 글로벌 신약을 내놓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미개척 분야인 '임상약리 컨설팅'을 주업으로 하는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의 임동석 대표는 성남 판교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제약바이오, 내수산업에서 글로벌 산업으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을 기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또 일부 기업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던 것에서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을 성장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이전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기업이 내놓은 신약을 본떠 개발한 복제약(제네릭) 제품을 통해 국내에서만 영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때문에 제약산업은 대표적인 내수산업, 망하지 않지만 성장도 없는 산업으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의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글로벌 기업에 기술수출을 하거나 직접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진출해 FDA(식품의약국) 판매허가까지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신약 개발 성공률 높이는 임상약리학=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함께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가 '임상약리학'이다. 임상약리란 인체와 약물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학문으로, 의약품 투여 시 인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다룬다.

신약개발에 성공하려면 임상약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후보물질의 탐색부터 임상까지 체계적·과학적으로 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관련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부족하고 특화 컨설팅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도 낮은 상황이다.

가톨릭의대 임상약리학 교수로 30년 동안 임상약리학을 연구해 온 임 대표는 국내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임상약리 전문가를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상황이 답답하고 아쉬워 2019년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이후 1인 2역을 소화하면서 임상약리학을 바탕으로 한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 등 신약개발 전략 컨설팅을 펼치고 있다.

◇임상 성공률 높이고, 진행·중단 판단 돕고=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치료제 후보물질별 최적의 전임상 근거 생성 및 해석에 대한 방법론을 제안한다. 국내외 초기 임상시험 설계, 임상 개념증명(Poc) 및 차별성 입증전략 수립, 임상 진행·중단 등에 대해 분석과 조언을 해 준다.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1·2·3상으로 구분되는데,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전에 세포나 동물 등을 대상으로 치료제 후보물질의 부작용, 독성, 효과 등을 검증하는 '전임상'(비임상)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전임상과 임상 1·2상 등 주로 초기 임상에서 신약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컨설팅을 의뢰 받으면, 후보물질에 대해 분석을 한 후 기존 개발 근거와 규제요건 등을 반영해 전임상·임상 시험을 최적으로 설계하고 품질 자료를 생성한다.

규모가 큰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임상약리 전문가를 두고 있어서 초기 단계부터 임상 연구가 가능하지만,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제대로 된 임상약리학 전문가가 없다 보니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진도만 빼는 임상, 결국 나쁜 결과로 이어져"=임 대표는 "일부 바이오벤처 기업은 상장이라는 목표와 그 이후 투자자들의 눈치와 등쌀에 떠밀려 소위 '진도만 빼는' 임상을 하지만, 이런 방식의 연구개발은 결국 어려움에 봉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제대로 된 연구개발을 하고 싶지만 방법을 정확히 모르고, 전문가를 두더라도 임상약리와는 전혀 연관이 없는 업무를 시켜 전문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기업에는 외부 전문기업의 임상약리 컨설팅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신약개발 성공률은 초기단계부터 품목허가까지 0.01%의 확률이라고 하는데,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컨설팅을 받으면 임상시험 성공 가능성과 효율성이 높아지고 규제기관 통과 가능성도 높아진다. 또한 필요한 임상시험의 숫자를 줄이면서 최적의 용량·용법을 찾을 수 있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임 대표는 "전임상을 마치면 사람 대상 임상을 시작하는데, 후보물질이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 약의 농도를 어느 정도로 해야할지, 반감기가 적당한지, 임상을 더 진행할지 말지 등 현실적인 부분을 정량적으로 평가·분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동제약 등 20여 건 컨설팅 제공=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일동제약이 개발 중인 GPR40(G단백질결합수용체40) 당뇨치료제에 대해 컨설팅을 하고 있다. 신약개발 전문회사 아이디언스와도 협력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계약조건 때문에 외부 공개가 어려운 서비스까지 포함해 20여 건의 컨설팅을 하고 있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 인력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개인이 신약개발 컨설팅을 하는데, 그 경우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서는 정확한 가이드를 해 주기 어렵다. 반면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개발전략팀, AI신약개발팀 등에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두고 있어 맞춤 컨설팅이 가능하다.

개발전략팀은 약물 스크리닝, 품목허가, 기술거래까지 후보 의약품별 단계를 평가해 자문을 해 준다. 또 약동, 약력학 모델링, 시뮬레이션 등 기존 사업화 모델뿐만 아니라 다각적 심층검토를 거쳐 최적의 신약개발을 위한 의사결정과 개발전략을 자문해 준다.

AI신약개발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뢰성 높은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더 나아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신약개발 관련 의사결정 지원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직원들은 다양한 모델을 통한 약물개발 방법 관련 전문성을 보유한 임상약리 전문가이며, 다수의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서 연구개발 관련 의사결정과 개발전략 제안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계량약리학 분석기업 큐피터 인수해 시너지 기대=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는 회사 규모와 인력 등 외형 키우기에도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국내 유일의 계량약리학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큐피터'를 인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큐피터는 약동학, 약력학 모델링, 시뮬레이션, 약물상호작용 예측을 통한 임상 유효용량 예측 및 초기 신약개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온 만큼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인수합병 완료 시점은 내년초다.

올해는 미국에도 사무실을 세웠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임상에 나설 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미국 임상을 추진하는 기업들에 FDA와의 소통을 밀착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것도 지원할 예정이다.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의 장기적인 목표는 '자체 파이프라인 확보·보유'다. 다른 제약바이오 기업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을 돕는 것뿐 아니라 회사의 전문성을 살려 자체 물질을 확보해 성장 기회를 잡는다는 구상이다.

임 대표는 "임상약리 전문가들이 모여 있는 만큼 신약 개발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갖춘 게 우리의 최대 무기"라며 "가능성 있는 후보물질 발굴 기회가 많은 만큼 앞으로 컨설팅과 더불어 자체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