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 정점 지났나… 물가상승세는 끝났나 [FACT IN 뉴스]

김범수 입력 2022. 12. 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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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 정점은 지났다→대체로 사실
물가 상승세는 끝났나→대체로 사실 아님

최근 급등했던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국내외 주요 중앙은행이 고금리 정책을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하락했다는 말이 나온다. 과연 그럴까.

사진=EPA연합뉴스
◆물가상승 정점은 지났다→대체로 사실

1일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복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크 잰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무디스가 집계한 10월 글로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12.1%로 사상 최고치를 보인 데 대해 “이 수치가 정점일 것”이라며 “물가 압력과 공급망 병목 완화는 곧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달 7.7%로 예상치인 7.9%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미국 CPI는 지난 6월 9.1%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 추세다.

최근들어 생산자물가, 해운 운임 등 주요 경기 선행지표들도 최근 일제히 상승세가 꺾였다. 올 하반기에 들어서 브라질·태국 등 신흥국에서는 CPI 상승률이 꺾였다. 미국·영국·덴마크 등 선진국에서도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둔화세에 접어들었다.

특히 독일의 경우 10월 PPI가 전월 대비 4.2% 하락해 1948년 이후 최대 낙폭(월간 기준)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도 마찬가지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가격은 이달 25일 기준 ㎿h당 125유로로 올해 8월의 최고점(311유로)보다 59.8%나 내려간 상태다.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올해들어 18% 상승했지만, 최근 한 달새 10% 이상 하락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집계하는 세계 식품가격지수의 연간 상승률도 지난해 5월 40%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올 10월엔 1.9%에 그쳤다.

한국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이 이달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10월(4.3%)보다 0.1%포인트 낮은 4.2%로 조사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로 '물가정점론'에 가늠자 역할을 한다. 국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8월 4.3%, 9월 4.2%, 10월 4.3%, 11월 4.2% 등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공공요금·외식 등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소폭 하락했다”며 “미국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꺾인 것도 심리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11월 국내 전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 10월(88.8)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글로벌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물가 상승세는 끝났나→대체로 사실 아님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을 뿐이지, 물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도 물가 상승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전년 10월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캐서린 네이스 PGIM채권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주요 선진국의 목표치인 2% 수준까지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네이선 시트 씨티그룹 국제경제본부장도 “내년 대부분 기간 동안 예년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의 금리 인상도 내년까지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장 해소되기 어렵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인 인플레 압력이 여전해 금리인상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를 5%대까지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준금리는 1분기 3.75%에서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 최종금리 수준이 5.25% 정도로 예상되고, 그에 따라 한은도 3.75%까지 올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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