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화재 수습 끝났나… 박성하 SK C&C 대표, SK스퀘어로 영전 논란

박성우 기자 2022. 12.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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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러분께 불편 끼친 점 사과드린다.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적으로 (보상안) 협의에 나서겠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난 10월 24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먹통사태'의 사과, 원인규명, 보상안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성하 당시 SK C&C 대표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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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 데이터센터 화재, 경찰 수사 중
박성하 대표, 보상·재발방지책 약속했는데
사고 원인 규명도 안 됐는데 벌써 인사
남궁훈, 책임 지고 카카오 CEO 사임과 대조
박성하 전 SK C&C 대표이사가 지난 10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여러분께 불편 끼친 점 사과드린다. 사고 원인 규명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적극적으로 (보상안) 협의에 나서겠다. 앞으로도 유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난 10월 24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먹통사태’의 사과, 원인규명, 보상안 마련 등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국정감사에서 박성하 당시 SK C&C 대표가 한 말이다. 박 대표는 국감 내내 화재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빠른 보상안 마련과 데이터센터의 설비 재배치 등 재발방지책 수립을 약속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이러한 약속은 약 한 달 보름 만에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SK그룹이 1일 정기인사를 발표했는데, 박성하 대표가 SK스퀘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이동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대한민국이 마비된 초대형 사고를 일으킨 책임자임에도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투자를 책임지는 SK스퀘어 CEO로 영전(榮轉)했기 때문이다.

특히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한 경찰 조사 등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만큼 박 대표의 이번 인사에 대해 책임 회피 등 갖가지 뒷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SK그룹은 ICT·반도체 전문 투자회사 SK스퀘어의 신임 CEO로 박성하 SK C&C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박성하 CEO는 지난 1993년 SKT 경영전략실 입사 이후 SKT 기획본부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SK C&C 대표 등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룹내에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 만큼 SK스퀘어의 CEO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임하면서 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게 된다. 사실상 그간 이력과 능력을 놓고 보면 아무런 이상이 없는 인사다.

다만, 문제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 중인 상황에서 박 대표가 거취를 옮긴다는 점이다. 경찰은 지난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를 일으킨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정확한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 있는 SK C&C 데이터센터 판교캠퍼스 A동(서버동)과 B동(업무동) 2곳을 압수수색했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SK C&C 데이터센터 관계자가 업무상 실화 등 혐의로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화재 사고로 박 대표는 지난 10월 국감에 불려가기도 했다. 당시 박 대표는 여러 차례 국민께 사과를 하며 SK C&C뿐만 아니라 SK그룹과도 보상안에 협의하겠다”라며 “앞으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SK C&C가 화재 사고와 관련해 보상안 마련과 재발방지대책 등을 발표한 것은 없다. 특히 당시 국감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출석하면서 그룹 내에서도 박 대표의 책임론이 부각됐다.

반면, 카카오는 사고 이후 빠르게 피해 접수를 받았고 보상안 마련을 위한 피해보상 협의체를 구성해 지난달 22일 첫 회의를 갖기도 했다. 특히 오는 7일 열리는 개발자콘퍼런스 ‘이프 카카오 데브 2022′에서 서비스 장애 사태 원인과 재발 방지책을 공개하기로 했다. 특히 남궁훈 전 카카오 CEO는 서비스 장애 사태의 책임으로 대표직을 사임했다. 사실상 SK C&C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표의 인사에 대해 흠집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과거 박정호 부회장과 함께 신세기통신 인수와 같은 굵직한 인수합병(M&A) 성과를 냈고, SK그룹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앞으로 카카오와의 책임 공방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SK C&C 대표로 남아 있다면 박 대표의 경력에 좋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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