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K, 도이치뱅크와 손잡고 日 부실채권에 1.7조원 투입
국내 대표적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도이치뱅크 등과 손잡고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인 일본 마렐리의 부실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MBK는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마렐리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대규모 차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최근 도이치뱅크를 비롯한 글로벌 IB·자산운용사 등 4개 대형 기관과 손잡고 마렐리 채권단이 시장에 내놓은 부실대출 채권을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매수했다.
MBK 측은 이번 부실채권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지난해 조성한 18억달러(약 2조3715억원) 규모 스페셜시추에이션(특수상황) 펀드를 통해 마련했다. 한때 연간 매출이 18조원을 넘었던 마렐리는 글로벌 PEF 운용사 KKR가 최대주주로 있는 자동차 부품사다. KKR는 2016년 일본 닛산에서 자동차 부품사 칼소닉칸세이를 인수한 후 2019년 이탈리아 차 부품업체 마그네티 마렐리를 추가 인수·합병하면서 회사 이름을 마렐리로 바꿨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2016년 삼성전자의 인수설이 돌며 유명세를 탄 곳이다.
마렐리는 KKR 인수 직후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전 세계적인 공급망 이슈 등이 겹쳐 매출이 급감하고 부채는 1조엔대로 급증하는 등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거래에 정통한 IB 관계자는 "MBK파트너스 등 글로벌 큰손들은 대출 채권을 대주단이 보유한 채권에 비해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하며 향후 기업 정상화 시 매각 등을 통해 투자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법원은 지난 8월 마렐리에 대해 자발적 정리 절차의 일종인 회생중재제도(ADR)를 인가했는데 회생안에는 대주주인 KKR가 새로운 자본을 투입하고 대주단이 채무를 줄여주는 등 자본 재조정 방안이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규모 부실채권 거래가 내년 이후 본격화할 경기 침체를 앞두고 아시아 지역 부실채권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는 전조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글로벌 PEF를 비롯한 큰손들은 증시 침체와 회사채 시장 경색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강두순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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