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의 '주가·M&A' 특명…'SK스퀘어' 수장 교체 의도는?

강산 기자 2022. 12. 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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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통', 그룹 지주사 사령관으로
[사진 : 박성하 SK스퀘어 신임 CEO]

박정호·두 전략통의 ‘신구 조화’
SK가 그룹 주력 산업인 ICT, 정보통신기술 CEO를 교체하는 파격 인사 진행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주가 부양'과 '인수합병'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해 올해 첫돌을 맞은 투자전문 지주회사 SK스퀘어의 대표를 박성하 SK C&C 대표이사 사장이 맡았습니다. 박성하 대표는 1993년 SK텔레콤 경영전략실 입사 이후 SK텔레콤 기획본부장, SK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SK㈜ C&C 대표이사 등 그룹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사내 '실세'로 불립니다.

박 신임 대표는 '카카오 먹통 사태'를 촉발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에도 능력을 인정 받았습니다. 최근 불안한 증시 여파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이 반영된 세대교체 인사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 신임 대표는 박정호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온 SK의 M&A 전문가, 그룹 대표적인 '전략통'으로 통합니다. 과거 박 부회장과 함께 신세기통신 등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하는 등 투자 설계나 디지털 신사업 발굴에서 뛰어난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박성하 대표 후임 SK C&C 신임 대표에는 윤풍영 현 SK스퀘어 사장(CIO)이 내정됐습니다. 윤 사장도 2007년 SK텔레콤 합류 이후 SK C&C와 SK스퀘어를 모두 경험하며 신규 투자기회 발굴에 기여해 온 인물입니다. IBM코리아 출신인 윤 CIO 역시 박정호 부회장과 함께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한 M&A 전문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적분할 후 SK스퀘어는 과거 SK하이닉스의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때보다 더욱 활발한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지만, 아직 눈에 띄는 신사업 행보는 비춰지지 않고 있습니다.

통신과 반도체 등 그룹 주력 ICT 사업을 아우르는 대규모 M&A를 위한 포석 인사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최태원, '주가 부양' 주문 반영
[사진 : 박정호 SK 부회장]

박정호 부회장은 SK스퀘어·SK하이닉스·SK텔레콤 부회장으로 자리를 유지하며 ICT계열사의 사업협력 시너지를 주도할 예정입니다. 박 부회장과 빅 신임 대표 사실상 투톱 체제로 '신구조화'로 미래사업을 이끌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SK스퀘어의 주가 부양 과제는 남아있습니다. 지난해 11월 1일 SK텔레콤은 기존 SK텔레콤과 신설회사인 SK스퀘어로 공식 출범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박정호 SK스퀘어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SK스퀘어 출범 목적과 관련해 "그간 SK텔레콤은 통신이라는 프레임 속에서 온전히 가치를 평가받지 못했고, 회사 분할의 가장 큰 목적은 주주가치 극대화"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SK텔레콤의 주가는 현재 주당 5만 원 수준으로, 지난해 분할 직후 시초가였던 5만 3400원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특히 분할 직후 SK스퀘어의 시초가는 8만 2천 원이었고, 재상장 직후 6만~7만 원 선을 오르내렸지만 현재 SK스퀘어의 주가는 3만 7천 원 선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불안한 증시 여파로 투자 심리도 크게 위축된 가운데 지난달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그룹 주요 경영진들은 한자리에 모여 성장 전략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계열사별 주가 부양 방법,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 극복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SK그룹은 올해 사장단 경영평가(KPI)에서 주가가 차지하는 평가 기준을 기존 30%에서 최소 50% 이상으로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사장단에게 '주가 부양' 특명을 내린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 속 부회장단 유임
[사진 : 최태원 SK그룹 회장]

그룹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조대식 의장의 4연임이 결정됐습니다. 또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유임됐습니다.

장동현, 김준, 박정호, 서진우 부회장은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직도 내려놓았습니다. '현업 집중'을 위한 선택이라는 게 SK 설명입니다. 이로써 7개 중 5개 위원회의 수장이 교체됐습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았던 환경사업위원회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이 새 수장으로 낙점됐습니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으로 바뀝니다. 서진우 부회장이 이끌던 인재육성위원회는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위원장을 맡습니다.

장동현 SK㈜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던 커뮤니케이션위원회에는 SV위원회 위원장이던 이형희 사장이 옮겨갑니다. 이 사장의 이동으로 자리가 빈 SV위원회 위원장은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이 맡습니다.

아직 인사를 발표하지 않은 SK실트론을 제외한 2023년도 인사의 신규 선임 임원은 총 145명으로, 올해 164명에 비해 소폭 줄었습니다. 2021년도와 2020년도 선임된 신규 임원 수는 각각 108명, 202년 109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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