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예산 소소위'가 뭐길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회 예산 심사에서 '소소위(小小委)'단어가 공식 등장한 것은 2008년 말이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이 다가왔는데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대한 여야 갈등으로 심사에 진전이 없자 한나라당은 예산결산특위 산하 예산안조정소위 내에 소소위를 가동해 처리에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여야 간 시각차로 11월을 넘기자 소소위를 가동해 이틀 일정으로 639조원에 달하는 예산안 벼락치기 심사를 하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회 예산 심사에서 ‘소소위(小小委)’단어가 공식 등장한 것은 2008년 말이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 2일)이 다가왔는데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에 대한 여야 갈등으로 심사에 진전이 없자 한나라당은 예산결산특위 산하 예산안조정소위 내에 소소위를 가동해 처리에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 반대하던 민주당도 동의하면서 소소위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 관행처럼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소소위는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가는 순기능보다 부작용이 더 두드러졌다. 소소위 구성원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간사 3명뿐이다. 국회법에 근거 조항이 없어 속기록도 남지 않는다. 회의가 비공개로 이뤄지다 보니 야합의 장, ‘쪽지 예산’(지역구 민원 예산) 창구로 변질했다. 소소위 결과가 총선 성적표로 여겨지면서 쪽지 경쟁이 더 과열됐다.
심지어 2012년 말 소소위가 감시의 눈을 피해 호텔 방에서 비밀리에 열리기도 했다. 당시 소소위가 열린 호텔 방에는 쪽지 민원 수천 건이 쏟아져 들어왔다. 여야는 지역 민원성 예산 4조원을 증액해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듬해 여야는 ‘호텔 방 심사’를 없앴다. 하지만 소소위 가동과 ‘닥치고 증액’은 끊이지 않았다. 2018년엔 소소위를 거치면서 381건의 예산이 늘어났고, 지난해엔 100억원 증액된 사업만 80개 가까이에 달했다. 상당수가 쪽지 예산이었다.
올해도 ‘소소위’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국회법상 예결특위는 지난달 30일까지 예산안 심사를 마쳐야 했다. 그러나 여야 간 시각차로 11월을 넘기자 소소위를 가동해 이틀 일정으로 639조원에 달하는 예산안 벼락치기 심사를 하고 있다. 심사 속도를 보면 법정 처리 시한을 또 넘길 가능성이 크다.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예산안 심사 관행 때문이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자마자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지만, 여야는 뒤로 미뤄뒀다가 11월 중순이 돼야 허둥지둥 심사를 시작한다. 올해 예결소위는 정쟁에 밀려 가동된 날이 1주일도 못 되니 또 소소위가 운영되는 것이다. 이번엔 ‘짬짜미 예산의 온상’ 소소위를 통해 쪽지 예산이 또 얼마나 늘어날까 걱정부터 앞선다.
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
▶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젯밤부터 줄 섰어요"…'반값' 입소문에 몰린 인파 [현장+]
- "K콘텐츠 보러 한국 왔어요"…해외여행객 1위는 싱가포르
- "그녀의 손끝에서 수천억원이…" 미술시장의 '32세 슈퍼스타'
- "실손보험 있으시죠?" 이 말에 1조 넘게 줄줄 새더니 결국…
- "전화 500통 걸어 겨우 성공"…예약 폭주한 '25만원' 케이크
- 이근 "사람 잘 못 건드렸다"…'손배 2000만원 지급' 정면 반박
- [종합] 이승기 전에 김완선도 당했다…"한 달에 10억 벌었는데, 13년간 정산 '0원'" ('행복한집')
- '류수영♥' 박하선, 회사 몰래 역대급 사고 쳤다…"전화하시면 안 돼요!"
- 이승기 2만원은 못참지만 '법카 호사' 권진영 대표…'횡령·배임'으로 바뀐 판[TEN스타필드]
- 이상순, 제주 카페 논란에 "이효리와 무관…온전히 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