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 면하려다 벼랑끝…20대 가구주 빚 40% 폭증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2022. 12. 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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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 열 곳 중 한 곳이 10억원 이상을 순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까지 이어진 부동산 상승 흐름을 타고 자가 보유자를 중심으로 보유 자산과 순자산이 전체적으로 큰 폭 증가한 영향이다. 하지만 부채도 함께 늘어 1억원에 육박했다. 특히 부동산 폭등기에 빚을 잔뜩 지고 내 집 마련에 나선 20대는 부채가 지난해보다 40% 이상 폭증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금융감독원은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1년 전보다 9.0% 늘어난 5억4772만원이다.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1년(12.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자산 증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이 핵심이다. 자산은 저축액, 전·월세 보증금 등 금융자산과 부동산 위주의 실물자산으로 구성된다. 올해는 금융자산이 7.1%, 실물자산이 9.5% 증가했다.

금융자산 중 저축액은 5.5% 오르는 데 그쳤지만 전·월세 보증금이 11.1% 상승했고, 실물자산에서는 거주주택 가격이 11.5% 오르면서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부동산과 전·월세 가격 상승 영향으로 실물자산 증가율은 역대 두 번째였고, 금융자산 증가율은 세 번째였다. 다만 이는 3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현재와는 시차가 있는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는 최근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세 지속 등으로 현재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다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당 부채는 2021년 3월보다 4.2% 증가한 9170만원으로 가구 평균 부채 1억원을 목전에 뒀다.

부채 증가율은 20대 가구주에서 유독 가팔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부채 증가율은 41.2%로 전 연령을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대를 제외하고는 50대와 60대 이상 가구주 구간에서 부채 증가율이 각각 6.8%, 6%로 높았다. 부채 규모는 40대가 1억2328만원으로 가장 컸다. 30대가 1억1307만원, 50대가 1억763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20대 가구주 부채 규모가 급등한 이유에 대해 임경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9세 이하 중에서 올해 금융부채를 얻어 임대보조금을 끼고 집을 산 가구가 몇 가구 발견됐다"며 "금융부채가 증가하고 임대보조금에서도 증가율이 발생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20대에서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29세 이하 가구는 표본 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는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4억5602만원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자산 증가율이 부채 증가율(4.2%)을 두 배 이상 웃돌면서 순자산 증가율이 자산 증가율을 앞질렀다.

순자산 보유액별로 봤을 때 10억원 이상 가구 비중이 가장 많이 늘었다. 순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가구는 전년보다 2%포인트 상승한 11.4%였다. 2021년 3월에 비해 1억~2억원 미만 보유가구 비중은 1.1%포인트 감소하고, 8억~9억원 미만과 10억원 이상 보유한 가구 비중이 각각 0.8%포인트, 2.0%포인트 증가했다. 순자산 3억원 미만 가구는 전체에서 55.7%를 차지했다.

가구 소득은 2020년 6125만원에서 작년 6414만원으로 4.7% 늘었다. 고소득층인 상위 20% 5분위 가구 평균 소득은 1억4973만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5.4%)을 보였고, 하위 20%인 1분위 가구 평균 소득은 1294만원으로 모든 분위 중 증가율(2.2%)이 가장 낮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2020년에는 저소득층 소비쿠폰이나 한시적 생계지원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지원이 많았지만 작년부터 감소했고, 재난지원금도 지급 단위가 가구원 수에서 가구 단위로 변경되는 등 저소득층 혜택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최근 개선세를 보이던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됐다.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값인 소득 5분위 배율은 2020년 5.85배에서 지난해 5.96배로 0.11포인트 악화됐다.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는 작년 0.333으로 2020년(0.331)에 비해 악화됐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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