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무역적자 400억弗 돌파 …'물류대란 청구서' 12월이 더 춥다
수출 두달연속 감소
무역수지가 25년 만에 8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 수출 둔화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영향이 컸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뿐 아니라 최근 화물연대 파업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30% 급감했다. 정부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수출전략 회의까지 열었지만 글로벌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수출의 V자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한 51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2020년 11월 이후 올해 9월까지 2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온 수출이 지난 10월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10월에는 -5.7%, 지난달에는 -14%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반도체 수출 감소세가 가파르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4억5000만달러로 작년 11월보다 29.8% 줄었다. 전 세계 수요 약세로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다. D램 고정가는 올해 초 3.41달러에서 10∼11월 2.21달러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보다 49.7% 감소한 38억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15대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서도 반도체를 포함한 11개 품목 수출이 모두 작년보다 감소했다. 수출이 증가한 품목은 자동차·차부품·석유제품·2차전지 4개뿐이었다.
석유화학의 경우 합성수지 등 일부 품목 공급 과잉으로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액이 작년보다 26.5% 감소한 35억3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철강은 10.6% 줄어든 29억9000만달러, 디스플레이는 15.6% 감소한 18억달러, 선박은 68.2% 급감한 11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이와 달리 자동차는 31.0% 늘어난 54억달러, 석유제품은 26.0% 증가한 4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올 1~11월 누적 수출액은 작년과 비교해 7.8% 증가한 6291억달러에 달했다. 사상 처음으로 11월에 수출액 6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수출 둔화와 함께 국제 에너지 가격 고공 행진으로 지난달 수입액은 작년보다 2.7% 늘어난 589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55억1000만달러로 작년에 비해 27.1% 늘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위기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세계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 약화로 제품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반도체·석유화학·철강 수출이 줄면서 지난달 수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화물연대 운송 거부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수출이 전달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고 운송 거부가 장기화하면 생산 차질 등이 발생해 이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수출 감소뿐 아니라 원유·가스·석탄 등이 높은 수입 단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에너지 수입이 작년에 비해 33억달러 증가한 점도 지난달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높은 대외 경제 의존도를 감안하면 수출 활력 제고가 중요하다"며 "반도체·2차전지 등 주력 산업별 맞춤형 수출 지원 방안을 착실히 이행하고 무역금융·마케팅 등 전방위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1~11월 누적 무역적자는 425억6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이는 1996년 기록한 역대 최대 적자인 206억달러보다 200억달러 이상 많다. 문동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에 대해 "무역적자가 증가해 걱정되는 상황"이라면서도 "1996년 무역적자는 전체 무역 규모의 7.4%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전체의 3.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난달 대중 무역적자도 두 달 연속 이어졌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작년보다 25.5% 감소한 113억8000만달러, 수입액은 11.1% 줄어든 12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7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반도체(-36.1%) 일반기계(-21.1%) 등 대다수 품목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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