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속 혁신' SK, 부회장 모두 유임…'글로벌+파이낸셜 스토리'는 속도

신건웅 기자 2022. 12. 1. 17: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고려하면서 젊은 인재 곳곳서 발탁
그룹 성장 이끌 '글로벌+파이낸셜 스토리' 지속 추진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2/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SK그룹이 1일 2023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인사는 '위기에 장수 안 바꾼다'는 말처럼 경기 침체로 '시계제로'에 놓인 경기 환경을 고려해 8명의 부회장을 모두 유임시키면서도 젊은 인재를 곳곳에서 발탁하는 '안정 속 혁신'에 초점을 맞췄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글로벌 스토리와 파이낸셜 스토리 등에도 힘을 실었다. 조직개편에서 글로벌 분야가 커졌고 재무 부문도 약진했다.

◇ '경영환경 불투명'…부회장 8명 전원 유임

SK그룹의 최고 의사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끄는 조대식 의장은 4연임을 했다. 2017년 선임 이후 2년 임기 의장직을 네 번째 맡는다.

조 의장과 함께 그룹을 이끄는 부회장단 진용도 그대로 유지됐다. 장동현 SK㈜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부회장이 모두 자리를 지켰다.

글로벌 침체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안정에 우선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수펙스협의 근간인 7개 위원회 체제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기존 위원장직을 맡았던 김준·장동현·박정호 부회장은 위원장 타이틀을 떼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게 안배했다.

부회장들이 ICT, 에너지환경, 지역별 등 글로벌 비즈 관련 현업에 전념하며 진두지휘하도록 환경을 만들었다는 평이다.

대표급 변경도 있었다. SK케미칼 전광현 사장과 SK디스커버리 안재현 사장은 자리를 바꿨다. 사업 경험과 전문성이 입증된 만큼 새로운 자리에서 역할을 발휘할 수 있게끔 했다는 평이다.

가장 변화가 컸던 곳은 그룹의 한 축인 ICT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SK브로드밴드 CEO(최고경영자)를 겸직하고, SK㈜ C&C의 박성하 대표는 SK스퀘어 대표를 맡기로 했다. 윤풍영 SK스퀘어 CIO(최고투자잭임자)는 SK㈜ C&C를 맡는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SK 오너가 3세'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앞으로 이호정 신임 대표이사 총괄사장(현 경영지원본부장)과 함께 회사 살림을 챙기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 사장에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을 선임했다.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의 본격적인 성과 창출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인사다.

기존 임원들이 자리를 지키면서 신규 선임 임원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이날 기준 145명으로 지난해 164명에 비해 20명가량 감소했다.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빌딩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한국은 좁다…"글로벌 스토리 성공신화 만들자"

SK그룹 인사 키워드 중 하나는 '글로벌'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에서 벗어나 해외로 사업 영역을 지속해서 넓히기로 했다. 조직 개편도 이에 맞춰 이뤄졌다.

대표적으로 수펙스추구협의회가 멤버사의 글로벌 사업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위원회를 '전략글로벌(Global)위원회'로 확대 개편한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멤버사의 성장 스토리 실행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멤버사 간 글로벌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강화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글로벌 불확실성 및 지정학적 이슈 대응을 위해 '미래전략' 산하 '글로벌 전략'을 만든다. 또 글로벌 생산시설 전개와 지역별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Global Operation TF'를 CEO 산하에 둔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빠른 변화에 맞춰 제품과 고객지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GSM(Global Sales & Marketing)' 조직도 변화를 줬다. 해외영업을 맡는 '글로벌 세일스'와 '마케팅/상품기획'으로 나눠 세분화된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도 글로벌 첨단기술 현장에서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확보하기 위해 'Global Open Innovation담당'을 신설했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사업 산하에 글로벌에코BU와 국내에코BU를 신설하고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한다.

유정준 부회장은 아예 SK E&S 대표에서 물러나 그룹의 북미 대회협력총괄을 전담하고, SK E&S의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담당하는 패스키(PassKey)의 대표이사를 겸임한다.

그동안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쌓은 역량과 미국내 정계·재계와의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현재 SK그룹이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에너지·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다양한 투자사업들의 정책 개선 등 그룹 미주 사업 전반을 이끄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최태원의 '파이낸셜 스토리' 이어간다

최태원 회장이 그동안 강조했던 '파이낸셜 스토리'도 이번 인사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자본시장을 뜻하는 '파이낸셜'과 기업의 생존 전략에 대한 '스토리'를 합친 단어로, 재무성과는 물론 기업의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인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

SK㈜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위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강화했다. 재무구조와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및 관리 기능을 총괄토록 했다. 재무관리뿐만 아니라 사업 시너지 제고 등 종합적 관점에서 CEO 의사결정을 지원하게 된다. 이에 맞춰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사장으로 김철중 포트폴리오부문장을 승진 발령했다. 1992년 입사해 SK이노베이션에서 금융, 재무, 경영전략 등 주요 부서를 거쳐 경영기획실장, 전략본부장을 역임했었다. 재무, 기획역량을 겸비한 전략통으로 정평이 나 있어 파이낸셜 스토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재현 SK케미칼 신임 사장 역시 파이낸셜스토리의 중기경영목표 달성을 이룰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룹 내에서는 투자와 M&A(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다른 계열사들도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투자 관리 전문성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계획이다.

SK온은 더욱 빠르게 파이낸셜 스토리를 달성하기 위해 제조와 연구(R&D) 경쟁력 강화와 시너지 제고, 중점 프로젝트 실행력 증대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개편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는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을 통해 2023년에는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는 SK는 그린, 디지털, 바이오, 반도체 등에서 성장을 이끌 인재 발탁도 이어졌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회사는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는 변화에 도전할 것"이라며 "위기 앞에 강한 DNA를 일깨우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약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k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