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왼손이 한 봉사, 오른손도 알게 하세요"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2022. 12.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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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남 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
내가 베푼 선행 보고 남도 따라
나눔의 선순환 퍼지도록 힘써
인니 지진 때 청소년들과 봉사
나눌줄 아는 어른으로 커 보람
이태원 참사 후 안전교육 매진
최근 인천시 연수구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에서 김창남 인천 지역 1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RCHC) 가입자(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지산도시개발 대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고액 기부도 중요하지만 금액이 더 적더라도 수백, 수천 명이 기부하며 기부 문화가 확산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년째 대한적십자사에 몸담고 있는 김창남 인천지사 회장은 기부 문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두 개의 '인천 지역 1호' 타이틀을 갖고 있다. 바로 제1대 청소년적십자(RCY) 위원장과 인천 지역 제1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RCHC) 가입자다.

적십자사 인천지사의 전대 회장인 황규철 회장의 권유로 처음 적십자사와 인연을 맺은 그는 2013~2018년 제1·2대 RCY 위원장을 맡은 뒤 인천지사 상임위원, 부회장을 거쳐 회장을 2년째 역임하고 있다.

오랜 기간 나눔 문화 확산에 힘써온 김 회장은 '나눔의 선순환'을 강조한다. 한 사람의 고액 기부도 큰 도움이 되지만 소액이라도 많은 사람의 기부가 모이고 이 나눔이 오랜 기간 이어진다면 그것이 더 큰 나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금액이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눈다는 선한 마음 자체가 중요하다"며 "나눔은 지속성이 가장 중요해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을 보고 그 주변에 나눔의 선순환이 퍼진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큰 나눔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회장은 나눔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인들에게도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부끄러움에 숨어서 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에게는 "왼손이 한 봉사를 오른손도 알게 하라"며 더 적극 나서도 된다고 격려한다. 김 회장은 "돈과 시간이 있더라도 나눔을 한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며 "나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퍼질수록 누군가가 이를 보고 나눔을 시작할 수 있어 훌륭한 후원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그를 보고 기부에 동참하는 지인이 늘고 있다고 한다.

나눔에 대한 철학이 확고한 김 회장이지만 그도 처음부터 기부에 소신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적십자사 활동 이전부터 아내를 따라 소액 기부를 해왔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 그는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에 있다 보니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곳에도 많이 방문했는데, 항상 그때마다 그러지 못한 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있었다"며 "나는 사업하는 사람인데, 결국 사업이라는 게 누군가에 의해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라 누군가에게 내가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고 싶었고 실제로 나누면서 많은 기쁨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RCY 활동에 대한 애착도 크다. 그가 오랜 기간 몸담은 단체라는 점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나눔의 기쁨을 경험하는 청소년이 많아진다면 훗날 기부를 이어가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는 "RCY 위원장 시절 2018년에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에 지진으로 인한 극심한 피해가 발생해 청소년 단원들과 함께 후원 물품을 제작하고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생면부지 타인을 위해 편지를 쓰고 후원 물품을 열심히 제작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런 경험을 한 청소년들이 나눔을 꾸준히 실천하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지속성의 중요성을 더욱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각종 안전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적십자사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김 회장은 "적십자사는 재난 발생 후 피해 복구를 하기도 하지만 예방 사업도 많이 하고 있다"며 "심폐소생술(CPR)을 비롯해 지진 등 안전 교육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 힘 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늘어날 텐데 내년부터 적십자사 지로용지 홍보 범위가 축소되면서 기부가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며 "적은 금액이라도 많은 사람이 모이면 그것이 더 큰 금액이 되기 때문에 추운 겨울을 버틸 이웃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나은 기자]

매일경제신문은 고액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개인과 기업·단체·기업인을 발굴해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적십자사로 문의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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