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교육이란 이름의 21세기 최악의 인권 유린...악용된 빅테크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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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중국 서북 지역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이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수감자들은 "신앙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좋은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알기 때문에" 자신이 안전하리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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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중국 서북 지역 신장의 '재교육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이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수감자들은 "신앙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좋은 학교를 나왔기 때문에", "중국어를 구사할 줄 알기 때문에" 자신이 안전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들은 "지메일에 접속했기 때문에", "왓츠앱을 설치했기 때문에", "모스크에 방문했기 때문에" 그리고 사실상 "아무 이유 없이" 끌려갔다. 지금까지 이곳에는 위구르족, 카자흐족 등 중국 내 소수민족 150만 명이 수감됐다.
신장이 21세기 최악의 인권 유린 장소가 된 배경은 이렇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수출 주도 시장경제로 전환하며 한족을 자원의 보고인 신장으로 이주시켰다. 토지, 일자리 부문 등에서 시행된 한족 우대 정책은 원주민이었던 튀르크계 무슬림인 위구르족의 반발을 불렀다. 시진핑 정부는 이를 테러로 규정, 2014년 '테러에 맞선 인민 전쟁'을 선포한다. 문제는 소수의 범죄자가 아니라 신장 내 무슬림 전체(약 1,500만 명)를 대상으로 했다는 것이다. 2017년, 재교육이란 미명 아래 이 지역에 300여 곳의 수용소가 세워졌다.
증언에 따르면 그곳에서 벌어지는 건 물리적 고문과 정신적 학대다. 시도 때도 없이 구타가 쏟아지고, 대화는 중국어로만 나눠야 하며, 당에 대한 충성을 끊임없이 맹세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카메라와 스캐너를 통해 24시간 감시된다. 책은 디지털 기술이 인권 탄압에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IBM과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의 거의 모든 빅테크 기업이 중국의 감시 기술 개발에 얽혀있다'는 켄 글루크 오라클 부사장의 말을 인용하며 "수감자들이 경험한 비인간화가 적어도 어느 정도는 시애틀에서 베이징을 아우르는 컴퓨터 연구소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불안한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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