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노동자 폐암 검진 결과 “일반 여성 발병률의 35배”
‘폐 이상 소견’은 4명 중 1명
학교 급식실 노동자 1만8000여명 중 187명에게서 폐암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절 등을 포함하면 4명 중 1명꼴로 폐에 이상 소견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급식실 노동자 폐암 검진 중간 현황을 발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4개 시도교육청과 국립학교가 급식실 노동자 1만8545명을 대상으로 폐암 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187명에게서 폐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는 전체 검진자의 1.01%에 해당한다.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기준 35세 이상 65세 미만 여성의 폐암 발생률(0.0288%)보다 약 35배 높다.
또 전체 검진자의 28.78%인 4706명에게서 결절 등 폐 이상 소견이 나타났다. 강득구 의원은 “4명 중 1명이 이상 소견을 보인다는 것은 충격적 결과”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는 급식실 노동자 폐 건강검진 실시기준과 환기설비 설치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17개 시도교육청은 55세 이상이거나 경력이 10년 이상인 급식실 노동자를 대상으로 폐 CT 촬영 등 폐암 건강검진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육당국은 지난 10월까지 전체 대상자의 86.7%가 검진을 받았고 내년 2월 말까지 검진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과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당국에 환기시설 개선을 서두르고 해법을 마련하라고 했다. 강 의원은 “고용노동부가 급식실 환기시설 설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환기시설 개선 계획을 수립한 교육청은 전국에서 4곳뿐”이라며 “일부 교육청은 환기설비가 가이드라인 기준에 미달하는지조차 점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하루빨리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문제는 2018년 급식실 노동자가 폐암으로 사망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2월 근로복지공단은 이 노동자의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급식실 노동자들은 지난달 25일 교육당국에 폐암 산재 종합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하루동안 총파업을 벌였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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