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훔쳤다”...법정 선 60대 리어카 남녀, 무죄 받은 이유
이승규 기자 2022. 12. 1. 16:14
비오는 날 건물 근처에 내놓은 에어컨을 허락없이 들고 간 60대 남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절도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대구지법 형사 6단독 김재호 판사는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여성 A(65)씨와 남성 B(61)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월 경북 경산시의 한 요양병원 인근 골목에서 C씨가 잠시 내놓은 에어컨 및 실외기, 운동기구, 불판 등을 리어카에 싣고 떠난 혐의를 받고 있다. 총 80만원 상당의 물건을 도난당했다고 판단한 C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A씨 등이 붙잡혔다.
하지만 A씨 등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물건을 무단으로 훔쳐갈 생각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A씨 측은 “물건을 싣고 간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비가 오고 있었고, 도로에 버려진 물건인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심리 결과 절도의 고의가 없어 A씨 등의 죄가 없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물건이 사람의 왕래가 자유로운 곳에 놓여있었고, 당시 비가 자주 내렸음에도 피해자 측이 물건에 별다른 처리나 표시를 하지 않았다”면서 “불판에 녹이 스는 등 오래된 물품의 상태, 표시 여부 등을 감안하면 버리기 위해 내놓은 물건으로 A씨 등이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절도의 고의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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