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실력에도 ‘세계 1위’ 못오른 ‘2인자’들 ··· 웹, 박세리, 톰프슨, 헨더슨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골프포위민 기자(ots@mk.co.kr) 2022. 12. 1. 15: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렉시 톰프슨. <사진 AFP 연합뉴스>
61주 동안의 ‘안니카 소렌스탐 천하’와 158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던 ‘로레나 오초아 시대’가 저문 2010년 5월. 세계 여자골프계는 춘추전국의 시대가 도래한다. 이후 2011년 2월 109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킨 ‘쩡야니(대만)의 천하’가 될 때까지 불과 10개월 사이 여자골프 무림은 신지애, 크리스티 커(미국), 미야자토 아이(일본) 3명이 세번씩 총 9차례 1위 자리를 서로 뺏고 빼앗는 대혼돈의 시기를 겪었다.

그리고 지난 28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가 5년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에 재등극할 때까지 총 16명의 골프 여왕이 탄생했다. 위에 언급한 7명 외에 세계 1위에 올랐던 선수들은 고진영, 박인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펑산산(중국), 박성현, 유소연, 아타야 티띠꾼(태국), 넬리 코다(미국),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이다.

분명 최고의 선수들이 세계 1위에 올랐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최고의 기량을 갖추고도 세계 1위 자리를 맛보지 못한 불운의 선수들도 분명 있다. 소렌스탐, 오초아, 쩡야니, 리디아 고, 고진영, 박인비 등 최고의 선수들이 권력을 잡았을 때 전성기를 맞았던 선수들은 다른 세계 1위 선수들 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도 2인자로 머물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운명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골프 여왕에 등극하지 못한 역대 최고 ‘불운의 2인자’는 카리 웹(호주)일 것이다.

웹은 소렌스탐에게 치이고, 오초아에도 치이면서 끝내 1인자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생애 상금랭킹에서 소렌스탐에 이어 2위에 올랐지만 웹은 첫 우승인 1995년부터 마지막 우승인 2014년까지 메이저 7승을 포함해 41승을 거두고도 세계랭킹에서만큼은 2인자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브룩 헨더슨. <사진 AFP연합뉴스>
세계랭킹 1위에 오르지 못한 선수 중 웹 다음으로 생애 상금랭킹이 높은 선수는 7위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15승을 거둔 페테르센도 2007년과 2013년 두차례 상금랭킹 2위까지 오르는 활약을 펼쳤지만 그때마다 오초아와 박인비의 벽에 막혀 여왕의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생애 상금랭킹 9위 줄리 잉스터(미국)는 전성기 시절 세계랭킹 시스템 자체가 없었고 생애 상금 10위 렉시 톰프슨(미국)은 최고의 기량을 갖춘 것은 분명하지만 리디아 고와 고진영은 물론 K골프의 위세에 눌려 세계 1위 자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톰프슨은 2017년은 물론 2018년과 2019년에도 세계랭킹 2위까지 치고 올랐지만 1위 자리까지 등극하지 못하고 순위 하락을 했다.

생애 상금랭킹 11위에 올라 있는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전설’ 박세리도 소렌스탐과 오초아 천하에서 끝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은퇴를 택해야 했다.

호주동포 이민지도 올해 세계랭킹 2위까지 오르며 세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으나 하반기 짧은 슬럼프가 찾아 오면서 현재 세계랭킹 4위로 밀려 있는 상태다. 브룩 헨더슨도 2016년 한때 6주 동안 2위를 지켰으나 끝내 1위 자리에 오르지 못하고 다시 하향세를 보이는 선수다.

고진영이 지난 1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38주 동안 이어온 세계랭킹 1위 자리에서 물러난 뒤 여왕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은 가히 ‘전쟁’을 방불케 한다. 고진영이 1위 자리에서 물러난 뒤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던 티띠꾼이 2주 만에 내려왔고 이어 코다가 1위에 올랐지만 그 역시 ‘2주 천하’에 그쳤다. 현재 1위 리디아 고부터 5위 고진영(6.22점)까지 점수 차이도 불과 1.3점에 불과하다.

세계랭킹 6위 헨더슨, 7위 톰프슨, 8위 전인지, 9위 김효주, 10위 하타오카 나사(일본)까지 누구라도 2023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노릴 수 있다. 12년 전 벌어졌던 혼돈의 세계 1위 경쟁이 다시 재현될 조짐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