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16강 탈락 축하" 반정부 시위자, 군경 총 맞아 숨졌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2022. 12. 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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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이란 대표팀이 정치적 앙숙인 미국에 패해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된 데 환호하던 이란 남성이 이란 보안군(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날 이란 대표팀이 숙적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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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현지시간) 이란 대표팀이 정치적 앙숙인 미국에 패해 월드컵 16강 진출이 좌절된 데 환호하던 이란 남성이 이란 보안군(군경)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영국 가디언 등이 전했다.

사망한 남성은 27세의 메흐란 사막. 공교롭게도 그는 미국전에서 뛴 이란 대표팀 미드필더 사에드 에자톨라히와 유소년 시절 축구팀에서 함께 뛴 친구였다.

에자톨라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어젯밤의 쓰라린 패배 후, 너의 사망 소식이 내 가슴에 불을 붙였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친구의 사망 정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언젠가는 가면이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 젊은이들, 우리 조국이 이런 일을 당할 이유가 없다”고 분개했다.

이란 축구 대표팀 선수 사에드 에자톨라히가 메흐란 사막의 죽음에 애도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막은 이란 북부 도시 반다르 안잘리에서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이란 대표팀의 패전을 축하하다 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단체 이란휴먼라이츠(IHR)는 “군경이 그(사막)를 직접 겨냥하고 머리를 쐈다”고 전했다.

사막은 왜 자국 축구팀의 탈락을 축하했을까? 이는 지난 9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가쉬테 에르셔드)에 끌려갔다가 갑자기 사망한 것에서 시작한다. 이를 도화선으로 반정부 시위가 이란 전역으로 확산됐다. 사막 역시 시위에 참가해 이란 현정권을 규탄하고 있어 이 같이 환호한 것이다.

이날 이란 대표팀이 숙적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반다르 안잘리를 비롯해 수도 테헤란과 '히잡 시위' 확산의 시발점인 북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등 곳곳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한 바 있다.

상당수 이란인은 이란 대표팀이 이란 정권을 대변한다고 보고 이번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에 대한 응원을 거부하고 있다.

정치적 앙숙인 미국과 이란의 이날 경기는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 통상적인 보안 요원에 더해 경찰력까지 배치되는 등 삼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란 응원단 사이에서는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대표 구호인 '여성, 삶, 자유'(Women Life Freedom) 등이 터져 나왔고, '마흐사 아미니' 이름의 피켓을 들었다가 관계자에게 제지를 받는 상황 등도 목격됐다고 BBC는 전했다.

IHR은 30일 테헤란에서 열린 사막의 장례식에서 추모객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이 구호는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이란 반정부시위대의 구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 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에 참가했다가 보안군 손에 살해된 사람은 집계된 수만 448명(어린이 60명, 여성 29명 포함)에 달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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