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활용 기획 2편] 커져가는 새활용 시장…인프라 부족에 "정부 나서야"

송성환 기자 2022. 12. 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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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새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국내외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새활용 제품에 필요한 소재를 수거, 유통하는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입니다. 

새활용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송성환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생활 속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현수막들.

행사나 전시가 끝나면 폐기되기 마련인데, 대형 현수막 하나가 소각되면서 나오는 탄소는 25kg에 달합니다.

자동차 한 대가 100km 정도를 달릴 때의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입니다.

지난해 창업한 솔티스튜디오는 이렇게 수명이 다한 현수막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은 '앙코르 프로젝트'.

주로 전시나 공연 현수막을 수거해 세척, 코팅, 봉제 과정을 거쳐 지갑과 가방으로 만드는 작업인데, 지난해 첫 펀딩에서 목표액을 1,100% 초과 달성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인터뷰: 이반석 대표 / 새활용 디자인 기업 '솔티스튜디오'

"공연장이나 전시장에서 나오는 현수막이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색감이나 패턴들이 되게 화려한 것들이 많고요. 손에 닿더라도 이제 코팅된 현수막을 사용하다 보니까 더 사용하기에 좋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동안 기간이 다한 현수막을 폐기해오던 기업, 기관들 입장에서도 이같은 협업은 반가운 일입니다.

자원순환에 동참할 수 있는데다, 폐기비용도 줄이고, 방문객들에게 또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진현 교육대외협력과장 / 서울역사박물관

"각종 전시회 개막식 때 이것을 기념품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럼 받으시는 분들께서 그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실 수 있고요. 그럼으로써 뭔가 좀 더 환경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오래돼 버려지는 군용텐트로 하나의 브랜드를 구축한 기업도 있습니다.

용도와 출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군용텐트 특유의 질감에 매력을 느껴 새활용 의류제작을 시작했다는 카네이테이.

2015년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뒤 엄브로, 미니쿠퍼, LG전자 등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통해 대표적인 새활용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인터뷰: 정관영 대표 / 폐군용텐트 새활용 기업 '카네이테이'

"이제 폐기되고 구멍 나거나 버려질 것들을 저희가 수집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재의 유일무이함 그리고 희소성 이런 부분 때문에 사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새활용 업계 시장 규모는 2014년 1억 5,000만 달러 한화 약 1천9백억 원에서 2020년 1억 7,000만 달러, 약 2천2백억 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같은 기간 국내 시장 규모도 25억 원에서 40억 원으로 증가하고, 기업 수도 5년 만에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다만 커져가는 시장 규모에 비해 재활용 소재 공급망 등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

신생기업과 연매출 1억 원 이하의 소규모 업장이 많은 새활용 업계 입장에선 안정적인 소재 수급처를 찾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인터뷰: 장우희 대표 / 비닐 새활용 기업 'H22' 

"웬만한 업사이클링 기업들이 다 꼽으시는 것처럼 소재 수급이 제일 어렵기는 해요. 그렇기 때문에 뭔가 중간 플랫폼이 만들어져서 정보라든지 (유통이 이뤄지면 좋겠다)."

새활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걸림돌입니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이 쓰던 것, 버린 것으로 만든 제품이란 인식이 여전하다는 겁니다.

일각에선 일종의 인증제를 도입해 새활용 제품을 소비자가 보다 믿고 살 수 있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인터뷰: 김고운 연구위원 / 서울연구원 환경안전연구실

"우리가 피부를 접촉하거나 아니면 섭취하는 제품의 안전성은 식약처와 같은 곳에서 다루고 있잖아요. 새활용 제품의 안전과 위해성에 대한 것은 인증하거나 검증하는 체계를 만들면 좋겠다…."

갈수록 늘어가는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중앙과 지방정부가 모두 처리하기는 불가능한 상황.

민간기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순환경제 생태계를 만들고, 정부는 목표 제시와 규제 개선을 통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정빈 대표 / 자원순환 기업 '수퍼빈'

"정부가 공공재 공급을 다 잘하려고 노력하는 건 이미 (세계적으로) 게임이 끝났어요. 그건 실패예요. 시장에서 이 역할을 하도록 시장경제가 작동되도록 기저를 깔아줘야 되는 거거든요."

인터뷰: 홍수열 소장 / 자원순환경제연구소

"(정부는) 변화의 목표와 방향을 알려주면서 이렇게 바꿔야 된다. 그리고 중소기업들 같은 경우에는 기술의 문제 혹은 자금의 문제로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죠. 변화를 하기 어렵잖아요. 이런 부분들은 또 도와줘야죠, 적응을 할 수 있도록."

EBS뉴스 송성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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