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가르치지 않아도 되는 인공지능 나왔다

남종영 2022. 12. 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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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개를 구별하는 것은 사람에게 쉽지만, 컴퓨터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안 교수는 "사람이 개입해 라벨링을 하는 접근법은 40년 정도의 역사를 지녔다. 반면, 라벨링 없는 인공지능 기술연구는 4~5년으로 역사가 짧다"며 "현재까지는 만화처럼 단순한 이미지에서 물체를 식별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수족관의 물고기 등 자연적인 상태의 영상을 보고 물체를 구별해내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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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진 카이스트 연구팀, 신경정보처리학회 발표
사람이 가르치지 않아도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람이 수많은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이 고양이’라고 라벨링 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켰다. 구글 이미지 갈무리

고양이와 개를 구별하는 것은 사람에게 쉽지만, 컴퓨터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른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이 발전하면서 둘을 구별하게 됐고,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은 고양이와 개를 어떻게 구별했을까?

개 수십마리에 둘러싸인 고양이가 있다고 하자. 사람이 수만~수십만장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직접 ‘이것이 고양이다’라고 표시해준다(라벨링). 그러면 컴퓨터는 머신러닝을 통해서 고양이 가려내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이 기술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라벨링’을 해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오류가 발생하기 쉽다.

1일 카이스트 전산학부의 안성진 교수 연구팀이 미국 럿거스대와 공동연구에서 사람의 라벨링 없이도 인공지능 스스로 영상 속의 객체를 식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매년 세계 최고 수준의 머신러닝 기술이 등장하는 무대로, 지난달 28일부터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 중인 ‘신경정보처리학회’(NeurlPS)에서 발표됐다.

인간과 더 가까운 인공지능의 탄생

컴퓨터가 주변 환경을 지능적으로 인지하고 추론하기 위해서는 시각적 장면을 구성하는 객체들과 그들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앞서 말했듯, 전통적인 방법은 주어진 영상의 픽셀에 대응하는 객체의 라벨을 사람이 일일이 표시해야만 했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머신러닝은 인간의 두뇌 처리 방식과 더 비슷하다. 안성진 교수가 1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예를 들면, 아기들이 세상에 대해 학습을 합니다. 아기는 ‘젖병’이라는 단어를 모르지만, 움직이는 걸 보고 만지면서 ‘하나의 사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죠. 길거리에 나가서 특정 동물에 이름을 붙이지 못하지만, 그 이미지를 보고 뇌 속에서 같은 종류의 동물이라고 인식하죠.”

안 교수팀이 개발한 머신러닝은 이와 비슷하다. 기존의 머신러닝은 아가에게 ‘젖병’이라고 수없이 알려줘야 했다면, 새로운 머신러닝은 물체의 형상과 이동 특성을 보고 자가학습한다.

안성진 카이스트 교수팀이 개발한 인공지능. 복잡한 상황에서 객체의 개념을 스스로 학습한다. 카이스트 제공

안 교수는 “사람이 개입해 라벨링을 하는 접근법은 40년 정도의 역사를 지녔다. 반면, 라벨링 없는 인공지능 기술연구는 4~5년으로 역사가 짧다”며 “현재까지는 만화처럼 단순한 이미지에서 물체를 식별하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에 수족관의 물고기 등 자연적인 상태의 영상을 보고 물체를 구별해내는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실에서는 (인공지능이 과거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물체들이 계속 나온다”며 “만약 이번에 개발된 방식의 인공지능 로봇이 집 안에 있다면, 아주 새로운 물체가 집안에 들어와도 원활히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은 인간과 유사한 자가학습 방식으로 상황을 인지하고 해석하는 구조를 갖는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추가 연구를 통해서 지능형 로봇, 자율주행 기술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안 교수는 기대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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