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주입구에 요소수 넣은 주유소…“보험 들었으니 보험사서 책임질 일” 발뺌

전북 전주에서 거주하는 소상공인 임 모씨(59)는 지난 10월 28일 자신의 카니발 승합차에 주유하기 위해 전주시내 한 주유소에 들어갔다. 앞뒤에 주유차량이 밀려 있어 시동을 건 채 주유를 했다. 그런데 주유를 하는 도중 갑자기 시동이 꺼져 버렸다. 주유소 직원이 경유를 주입해야 하는데 요소수를 주유한 ‘혼유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임씨의 카니발 차량은 요소수가 불필요해 경유 주입구 하나만 있는데도 주유원은 요소수를 투입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임씨는 차량을 밀어서 옆에 세운 뒤 견인차를 불러 기아차서비스에 입고했다.
경유나 휘발유가 바뀌어 주유되는 혼유사고일 경우 연료세척을 통해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요소수가 주입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나트륨 성분의 가루가 남아 있기 때문에 세척이 아닌 연료탱크 자체를 교체해야 한다.
문제는 차량 수리과정과 렌터카 제공과정에서 발생했다. 전주시내에서 주유소 10곳 이상을 직영하고 있는 A석유는 혼유사고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했다. 피해를 본 임씨에게는 보험사에서 렌터카를 제공했다. 하지만 한달이 되도록 차량은 수리되지 못했다. 카니발 연료탱크 부품이 제 때 공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연료탱크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차량 부품이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상 차량 수리에 1~2개월씩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외국에서 원자재 조달이 어려운데다 부품 하나에 여러개의 작은 부품들이 결합해 완성되기 때문에 부품난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석유와 보험사간 렌터계약 기간은 30일이었다. 임씨는 지난달 말 렌트기간이 종료될 때까지도 차량이 수리되지 않자 보험사에 렌터 연장요청을 했으나 지급을 거절 당했다. 임씨는 다시 피해를 입힌 A석유에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A석유는 보험사가 책임질 이라며 거절했다. 분통이 터지는 사람은 피해자인 임씨가 돼 버린 것이다.
임씨는 “주유소를 운영하는 회사가 보험을 들었던 안 들었건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 아니냐. 내가 원하는 것은 차량을 원상태로 수리해 주거나, 수리기간이 길어진다면 렌터카만 제공해 주면 된다는 것인데 양 측이 떠넘기기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멀쩡한 주유구에 요소수를 잘못 투입한 과실이 있는 A석유가 1차적인 책임이 있는데도 황당한 자세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석유 관계자는 “요소수 투입사고가 난 것은 처음이고, 연료탱크를 전국에 수배해도 부품이 없기 때문에 한 달째 차량 수리가 안되고 있는 것도 처음 겪는 상황”이라면서 “고객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빨리 처리해 주는게 타당하나 현재로선 해법이 없다. 렌터카 제공은 보험사에서 알아서 할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더 해 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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