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 韓 영화 홍보 외면하는 트리플 천만 요정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배우 마동석의 실물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은 그 인상을 쉽게 잊을 수 없다. 먼저 거대한 팔 근육의 크기에 놀란다. 말 그대로 거구의 몸집. 반전은 대화를 할 때 느껴진다. 무서운(?) 얼굴이 상냥해 보일 정도로 스스럼없이 오픈 마인드를 하는 성격이다. 혹여 상대가 편견을 가질까 주저하지 않고 살아온 지난날들, 배우로 데뷔하기 전 미국에서 경험한 일들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에게 ‘마블리’라는 별명이 생겼을 때 대중에게 숨겨진 매력이 통한 날이 왔다는 생각에 기뻤다. 어디, 연기파 꽃미남 배우만 주인공을 해야 한다는 법이 있으랴. 게다가 그는 '신과 함께'부터 '부산행', '범죄도시2'까지 수 천만 명의 관객을 모은 트리플 천만 배우가 아닌가.
마동석은 이제 할리웃 시장에서 활동하는 배우가 됐다. 안정적으로 정착한 것은 아니지만 마블 영화 ‘이터널스’ 주연진으로 합류한 것 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할리웃 심장에 진출한다는 건 배우로서 큰 영예다. 문화 변방국이었던 한국의 달라진 위상이 새삼 느껴지는 부분이다. 스스로도 이 같은 사실에 고취됐는지 마동석은 ‘이터널스’ 홍보에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미국 기자단이 모인 자리에 아내 예정화를 대동해 주연진과 제작진에게 소개하는 등 할리웃 내에서 친분을 쌓으며, 인맥을 넓히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열심이었다.
당시 행사에서 화제가 된 영상이 있다. 마동석이 인터뷰 중인 ‘이터널스’ 주인공 안젤리나 졸리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려 인사하자, 졸리가 카메라를 뒤로 하고 그런 마동석을 껴안으며 환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이는 국내 SNS에서 한국 배우들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영상으로 회자가 됐다. 속된 말로 누리꾼들의 ‘국뽕’, 자부심을 자극했다. 관객에게 한 배우의 성장을 지켜 보는 건 그런 일이다. 해외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한국 배우의 모습에서 극장을 찾았던 자신의 순수한 기여도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동석이 국내에서 보여 준 홍보 행보는 소극적이라 아쉽다. 일정 흥행 보증 배우로 떠오른 후에는 언론과의 1:1 만남은 물론 라운딩 인터뷰도 일체 삼가고 있다. 영화에 대한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식 일정은 제작보고회, 언론시사회 정도다. 마동석은 2018년 ‘성난황소’, 2019년 ‘악인전’을 마지막으로 언론 인터뷰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1200만 관객이 선택한 영화 ‘범죄도시2’ 개봉 당시에는 제작진이 묻고, 마동석이 답한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일괄 배포한 게 전부였다.
‘범죄도시2’는 마동석에게 중요한 기점으로 작용할 영화였다. 직접 제작하고 주연으로 합류한 ‘범죄도시1’의 성공으로 마동석의 입지가 완전히 달라졌기에 속편이 의미하는 바가 컸던 것이다. 국내 매체들은 배우를 넘어 제작진으로서 그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고, 마동석은 주인공을 넘어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 제작자이기에 홍보에 적극적일 의무가 있었다.
개봉 전 인터뷰는 관객과 배우의 연결 지점이다. 영화계에서 확실한 ‘대세’가 되기 전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 보다 적극적이었던 마동석은 이제 국내 그 어떤 영화 배우 보다 만나기 힘든 이가 됐다. 관객과의 대화(GV)는 어떨까. ‘범죄도시2’ GV 역시 천만 흥행이 이뤄진 다음에야 적극 진행됐다. 뚜껑이 열리기 전 좀 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기자 인터뷰를 거절한 것이 괘씸하다는 뜻이 아니다. 요즘 개봉 전 영화 인터뷰란 대게 ‘우리 영화 최고’라는 그들의 홍보성 멘트를 실어주는 도구에 불과하다. 영화 홍보 인터뷰에서 배우와 제작진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일은 어느새 실례가 되는 일이 돼 버렸다.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아도 언론사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누구보다 홍보에 적극적이었던 배우가 반열에 오른 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니 아쉽다.
마동석은 심지어 어제(11월 30일) 개봉된 영화 ‘압꾸정’의 경우 보도자료 인터뷰 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때문일까. 개봉 첫 날 1위 수성이 일반적인 절차인 것과 달리 ‘압꾸정’은 이날 '올빼미'(일일 13만 7668명, 누적 112만 7320명)에 밀려 2위(일일 9만 6037명, 누적 9만 9457명)로 출발했다.
1989년 귀화해 미국 국적을 선택한 마동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트리플 천만 배우’로 만들어 준 건 한국 관객들이다. 부디 이 점을 잊지 말고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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