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큰 위인이었는데 안타까워”… 포털 등 화면 흑백으로 바꾸고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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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 등을 보며 이동하던 시민들이 술렁거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장 전 주석은 위대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정치가·군사전문가이며, 오랜 시련을 겪은 공산주의 전사이자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위대한 사업의 걸출한 지도자"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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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쩌민 전 中국가주석 서거
갑작스러운 비보에 시민들 술렁
시진핑은 “위대한 혁명가였다” 애도
시진핑 주축의 689명 장례위원 발표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11월 30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 등을 보며 이동하던 시민들이 술렁거렸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백혈병 투병 끝에 96세로 서거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에서 만난 베이징 시민 한(韓) 씨는 “중국의 큰 위인이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와 관영언론 런민르바오(人民日報) 등 주요 웹사이트는 모두 흑백으로 바뀌면서 장 전 주석을 추모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장 전 주석은 위대한 마르크스주의자이자 위대한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정치가·군사전문가이며, 오랜 시련을 겪은 공산주의 전사이자 중국 특색 사회주의라는 위대한 사업의 걸출한 지도자”라고 애도했다.
하지만 3년여의 엄격한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백지 혁명’ 시위 속에서 장 전 주석의 사망이 중국 사회를 어디로 끌고 갈지는 누구도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소탈하고 격의 없는 이미지의 장 전 주석은 중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2000년대에는 ‘두꺼비’ 별명의 장 전 주석 모습을 다양하게 모방하거나 패러디하는 ‘모하(膜蛤) 문화’가 유행하기도 했다. 강력한 권위주의를 내세워 희화화를 엄금한 시 주석과는 큰 차이가 있는 셈이다. 장 전 주석은 해외 문화 수용에도 개방적이어서 세계적 테너 가수인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중국 지도부 거주지인 중난하이(中南海)로 초청해 즉석 듀엣곡 ‘오 솔레미오’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장 전 주석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당시에도 반정부 시위에는 반대하면서도 시위대와의 소통을 통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모로 시 주석과는 상반된 것으로, ‘백지 혁명’ 시위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중국에서는 ‘커시부스니’(안타깝게도 네가 아니야)라는 노래가 나오고 있는데, 시 주석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장 전 주석의 파벌인 상하이방(上海幇)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 10월 상하이방의 저우융캉(周永康) 상무위원, 인민해방군 서열 1, 2위이던 궈보슝(郭伯雄)과 쉬차이허우(徐才厚) 등이 이미 숙청된 상황에서 핵심 기둥인 장 전 주석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위세가 급격하게 약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반면 시 주석의 ‘1인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편 중국 당국은 이날 시 주석을 위원장으로 하는 689명의 장례위원회 명단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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