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5대 폭력 규정한 윤 정부, 대응 지원 예산은 거부

이주빈 2022. 12. 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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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대처 방법을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날 배혜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양성평등사업기획팀 대리는 '2030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인식 및 실태조사 주요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이기순 차관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정규직 인력 5명을 충원하기 위해 예산 2억2000만원을 증액하자는 국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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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11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기순 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민 가운데 절반 이상이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입었을 때 대처 방법을 모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한 협력방안 포럼’이 열렸다. 이날 배혜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양성평등사업기획팀 대리는 ‘2030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인식 및 실태조사 주요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 8월23일~9월2일 온라인에서 19살 이상~39살 이하 서울 시민 1057명(여성 547명, 남성 5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4명(38%)은 디지털 성범죄의 세부 내용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52.5%)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을 모르거나(47.9%), 전혀 모른다(4.6%)고 답했다. 온라인에서 성적으로 불쾌한 메시지나 성관계 요구를 받은 적 있다는 피해자 74명 가운데 75.6%(56명)은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걱정돼서 (16.6%) △신고 등 대응 절차가 번거로워서(16.1%)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을 몰라서(14.5%) 등의 답변이 많았다. 30.6%가 ‘신고 대응 절차’를 문제라고 봤다.

응답자들은 디지털 성범죄에 있어 ‘가장 집중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단계’로 ‘예방’ 단계를 압도적으로 많이(77.3%) 꼽았다. 이 단계에서 △불법촬영물 단속(32.6%) △불법 카메라 판매 규제(31.8%) △디지털 성범죄 상시 신고앱(12.9%)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성가족부는 디지털 성범죄 인식개선 홍보 예산(올해 1억600만원)을 전액 삭감한 채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다. 지난 16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에서 의원들은 인식개선 홍보 예산을 올해 수준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이기순 여가부 차관이 이를 수용해 삭감을 면했다.

또한 이기순 차관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정규직 인력 5명을 충원하기 위해 예산 2억2000만원을 증액하자는 국회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기순 차관은 “내년에 3명의 정규직을 늘리고 기간제를 늘리는 것으로 협의했다”고 답했다. 또 광역별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설치·운영을 위해 15억원 증액이 필요하다는 국회의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기순 차관은 “경기·인천·서울·부산 네 군데에서 (광역 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여유가 있는 지자체에서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5대 폭력으로 규정하고 국가가 피해자를 보호‧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또 대선 공약으로 전국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할 것도 약속했다. 현재 전국 광역 지자체 17곳 가운데 13곳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를 설치하지 않고 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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