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면 월급이 3배”…베트남서 확인한 ‘한국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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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운전합니다." "버스를 탑니다."
베트남 곳곳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현지인들을 목격하기 어렵지 않았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한 점도 이러한 열풍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2000년대 초 드라마와 K팝 등 한국 대중문화가 베트남에 유입되면서 이른바 '한류'가 초기 한국어 열풍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경제적인 이유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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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운전합니다.” “버스를 탑니다.”
작은 교실 밖으로 서툰 발음의 한국어가 흘러나왔다. 30여명의 대학생이 한국어 말하기 연습에 한창이었다. 초성을 보고 단어를 알아맞히는 퀴즈가 나왔을 때는 앞다퉈 손을 들고 정답을 외치기도 했다. 지난달 1일 찾은 베트남 국립외국어대 한국어 및 한국문화학부 수업의 풍경이다.
최근 베트남에서 한국어는 남다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가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한 점도 이러한 열풍을 간접적으로 증명한다. 제1외국어로 선정되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선택과목으로 학교에서 배울 수 있다. 국립외국어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만 연간 2000명에 달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세종학당재단이 운영하는 세종학당도 베트남에만 23개가 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목적 또한 과거와 다소 달라졌다는 점이 흥미롭다. 2000년대 초 드라마와 K팝 등 한국 대중문화가 베트남에 유입되면서 이른바 ‘한류’가 초기 한국어 열풍을 이끌었다면, 지금은 경제적인 이유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삼성과 LG를 비롯한 한국 대기업이 하이퐁시와 박닌성 등에 현지 사업장을 꾸리면서 이곳에 취직하기 위해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흐엉 학부장은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거의 100% 취업이 된다”며 “우리 학교 재학생들은 2~3학년 때 졸업하면 취업하는 조건으로 한국 기업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배운 것을 계기로 한국으로의 유학을 희망하는 이들도 많다. 호찌민한국교육원에 따르면 한국 내 베트남 유학생은 2009년 1787명에서 지난해 3만5843명으로 20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에서 베트남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3.5%에 달한다. 유학생 4명 중 1명은 베트남 출신인 셈이다.
흐엉 학부장은 “이미 한국 정부기관과 기업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지만, 수요에 비하면 인프라 지원이 부족하다”며 “한국 문화와 색깔이 나타날 수 있는 시설과 한국 문화를 보급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KPF 디플로마 베트남 전문가’ 교육 과정의 일환으로 작성됐습니다.
하노이·호찌민=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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