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프] 고대 바이러스보다 더 위협적인 것

심영구 기자 2022. 12. 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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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모든 곳에서 얼음이 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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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마지막 달 12월입니다. 이번 한파가 절정에 이른 1일 목요일에 담아 드리는 <오늘의 스프>입니다.  

-[극적인 사람들] 고대 바이러스의 출현보다 더 위협적인 것
-[스프 X 뉴욕타임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급증한 이유, 우리가 알던 그게 아니라고?


첫 번째 스프는,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과 남쪽 끝 극단적인 곳에서 극적인 상황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극적인 사람들]입니다. 북극의 모든 곳에서 얼음이 녹고 있습니다. 원인은 물론 기후 변화 때문입니다. 얼음 속에 갇혀 있다가 깨어난 미생물, '고대 생물체'가 외부로 노출되어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병원체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오래전 탄저병으로 죽은 순록이 묻힌 땅이 얼음이 녹으면서 드러나 순록 수천 마리가 떼죽음당한 사례도 있다고 하죠. 하지만 이보다 더욱 실존적인 위협에 집중할 때라는 게 이번 편 '극적인 사람'의 말입니다.   
 

[극적인 사람들] 고대 바이러스의 출현보다 더 위협적인 것


바다, 육지, 땅속 가릴 것 없이 북극의 모든 곳에서 얼음이 녹고 있다. 빙하나 영구동토층이 없는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는 그 변화를 직접 체험하기 어렵지만 각종 뉴스와 영상을 통해 기록적으로 얼음이 녹아내리는 북극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유럽의 지붕으로 불리던 알프스 산맥의 빙하가 소멸돼 맨바닥을 드러내고, 땅 전체의 85%가 얼음인 그린란드 빙하가 무너져 융빙수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광경은 이제 더 이상 새롭거나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문제는 빙하가 소멸되고 땅속 얼음이 녹아내리는 현상은 비단 경관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극을 터전으로 삼고 있는 동물들은 일찌감치 그 변화를 몸으로 겪어내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해빙의 감소로 북극곰이 물범 사냥에 성공할 확률은 점점 줄어들고 오히려 해안가를 거닐며 바닷새 알로 배를 채우는 횟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 갑작스레 땅속 얼음이 녹아 지반이 붕괴되며 형성된 열 카르스트(thermokarst) 지형에서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무스(moose)가 죽은 채로 발견되기도 한다.

...
특히 땅속 얼음인 영구동토층은 녹게 되면 그 피해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지구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기에 많은 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영구동토층은 2년 이상 얼어 있는 땅을 일컫는데 북반구 전체 지표면의 1/4을 차지한다. 여기에는 대기 중 탄소의 2배에 달하는 1,700기가톤(Gt)이라는 엄청난 양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다. 탄소가 얼음 속에 갇혀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온이 올라가 얼음이 녹게 되면 그 속에 갇혀 있던 다량의 탄소가 온실가스의 형태로 빠져나오기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또한, 토양 온도가 올라가면 잠자고 있던 미생물들이 깨어나 땅 속 유기물을 분해하게 된다. 그러면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방출된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더 많은 열을 가두어 온난화를 가속화시키고, 가속화된 온난화는 다시 미생물 활동을 촉진시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만들어내게 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얼음 속에 갇혀 있다 깨어난 미생물은 온난화를 증폭시키기도 하지만 그 존재 자체를 인류에 잠재적 위험군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즉, 빙하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오랫동안 그 속에 잠자고 있던 ‘고대 생명체’가 외부로 노출되어 이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병원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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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premium.sbs.co.kr/article/cicpnedDWe ]


다음 스프는, 스프와 뉴욕타임스의 콜라보 프로젝트 [스프X뉴욕타임스]입니다. 비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또 비만의 원인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진화심리학에서는 인간에겐 눈앞의 음식을 체내에 충분히 저장하려는 습성이 남아 있는데 식량이 풍부한 오늘날에 이런 습성이 비만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합니다. 그럴듯하지만 이번 뉴욕타임스 칼럼을 쓴 헬스 저널리스트는 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외신큐레이션 전문매체 '뉴스페퍼민트'의 설명과 함께 보시죠. 
 

[스프 X 뉴욕타임스] 전 세계적으로 비만이 급증한 이유, 우리가 알던 그게 아니라고?


우리는 비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자주 과식하고, 술자리나 야식을 즐기며, 밀가루와 같은 정제된 식품이나 가공된 음식을 많이 먹고, 거기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활동량도 적다면, 그 사람은 살이 찔 것이라는 식입니다. 따라서 누군가 살이 찐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이 식탐이 있거나 게으를 거라고 지레짐작하곤 하죠. 비만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며, 따라서 건강에 매우 좋지 않다는 사실에도 대부분 동의합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살을 뺄 수 있다는 것도 -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 하나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죠.

그러나 지난 10월 중순 영국 왕립학회에서 열린 비만의 원인을 찾는 학술회의에 참석한 복스(Vox)의 의학 전문기자 줄리아 벨루즈는 우리의 이런 통념에 의문을 던집니다. 그는 비만이 당뇨나 고혈압, 심장질환과 뇌출혈로 연결되는 가능성과 경로가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합니다. 식탐이 있거나 게으르다고 꼭 살이 찌는 건 아니며, 과식과 정제 음식, 운동도 비만을 결정하는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는 매우 그럴듯합니다.

벨루즈는 11월 2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한 걸음을 더 나아갑니다. 그는 비만이 개인의 의지력 문제이기보다 사회와 제도가 낳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주장합니다.

이 주장의 가장 강력한 근거로 벨루즈는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비만율이 급증한 사실을 이야기합니다. 곧 특정 시기를 기점으로 전 인류가 갑자기 의지력이 약해졌을 가능성이나 이런 짧은 시간 사이에 인류의 유전자 구성이 바뀌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으므로, 다른 사회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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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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