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들도 “이제 그만”…전쟁 찬성, 4개월 만에 57→25% ‘급감’

김희원 2022. 12. 1. 09: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지속되면서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징집'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전쟁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어·영어 뉴스 사이트 '메두자'(Meduza)는 러시아 안보기관인 연방경호국(FSO)의 '내부용' 통계 자료를 입수했다며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메두자는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여론이 악화함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앞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쟁계속 찬성' 러시아인 4개월만에 57→25% 급감"

우크라이나와 전쟁이 지속되면서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징집’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전쟁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이 급증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어·영어 뉴스 사이트 ‘메두자’(Meduza)는 러시아 안보기관인 연방경호국(FSO)의 ‘내부용’ 통계 자료를 입수했다며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바흐무트 부근 최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그라드 다연장 로켓 발사기에서 로켓을 쏘고 있다. 바흐무트=AP연합뉴스
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계속하는 데 찬성하는 러시아인의 비율이 4개월 만에 57%에서 25%로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에 찬성하는 러시아인의 비율은 지난 7월 32%에 불과했으나 11월에는 55%로 증가했다.

이런 FSO 여론조사 결과는 모스크바 소재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 센터의 10월 조사에서 ‘전쟁 계속’ 지지가 27%, 평화협상 지지가 57%였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메두자는 지적했다.

레바다 센터 소장인 데니스 볼코프는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키로 한 크레믈궁의 결정을 대부분의 러시아인이 지지했으나 본인들이 전투에 직접 참가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다며 “사람들이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라고 인식했으나, 이제는 위험이 커져서 사람들이 (평화) 협상이 시작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두자는 전쟁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여론이 악화함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앞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차시우 야르에서 한 주민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를 지나치고 있다. 러시아의 포격이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 지속되자 우크라이나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한 수도 및 전기 공급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시우 야르=AP연합뉴스
이 매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과 가까운 두 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크레믈궁이 국영 러시아여론조사센터(VTsIOM)의 여론조사 데이터를 이제 일반에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취재원 중 한 명은 “요즘은 온갖 결과가 다 나올 수 있어서 아예 하지 않는 쪽이 더 낫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여론 악화가 전쟁 계속 여부나 평화협상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입장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메두자는 전망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 국내 매체들이 전쟁이 아니라 “더 긍정적인 어젠다”에 집중하라는 지령을 크레믈궁으로부터 이미 받은 상태라는 익명 취재원들의 말을 전했다.

메두자는 러시아의 해직 언론인 갈리나 팀첸코(60)가 라트비아 리가에서 2014년 설립한 뉴스 사이트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현 러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매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메두자 기사를 인용해 보도하면서 징집령과 예비군 동원령에 따른 여론 악화, 대규모 인명피해, 전장에서의 굴욕적 후퇴 등이 있은 후에 “푸틴이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여론이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이 점령중인 우크라이나 마리우폴의 파괴된 건물 모습을 29일(현지시간) 찍은 사진. 마리우폴=AFP연합뉴스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이를 ‘전쟁’이 아니라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불렀다. 푸틴이 9월에 전국적 동원령을 선포한 후 러시아인 남자 수십만명이 나라를 떠났으며, 군 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더타임스는 이번 전쟁에서 전투 참가를 거부한 이에 대한 ‘형사 사건’이 지난주부터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이 첫 사례라고 전했다.

다만 사건이 수사 단계인지 기소 단계인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피의자는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의 군부대에서 체포된 ‘유리 데그티아레프’라는 병사다.

영자신문 모스코우 타임스의 11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그는 9월에 징집된 후 제대로 된 군사훈련을 받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다가 “총알받이가 되기 싫다”며 전투 참가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