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탱크맨’의 부활, 곤봉 든 中 공안에 맞서(영상)
신장 우루무치에서 벌어진 봉쇄 중 화재 사건 이후 중국 곳곳에서 봉쇄에 항의하는 시위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경 진압에도 맞서는 영상과 사진들이 공개되고 있다.
중국의 엄격한 인터넷 통제에도 사진과 영상들은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트위터와 유튜브 등 해외 온라인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27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카슈가르 지구 예청현에서 일어난 시위 진압 장면에서 한 여성이 진압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 10여 명의 진로를 막아섰다.
여성은 경찰이 방패로 자신을 밀치는데도 움직이지 않고 휴대폰으로 이 모습을 촬영하다 방역복 차림의 사람들에게 제압당해 거칠게 끌려갔다.
탱크맨은 톈안먼 항쟁 당시 하얀 셔츠에 서류 가방을 들고 10여 대의 진압군 탱크를 가로막았던 남성으로,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톈안먼과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각인됐다. 지금까지도 탱크맨의 사진은 중국 내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27일 상하이 시위 현장에서도 한 남성이 공안의 호송 차량을 맨몸으로 막아서는 모습이 촬영됐다.
이 남성은 잠시 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순간 달려든 공안에게 제압돼 질질 끌려나갔다. SNS에는 “탱크맨의 정신은 죽지 않는다”라는 말과 함께 이 영상도 퍼져 나갔다.
그러나 당국은 더욱 강력한 시위 봉쇄 작전을 펼치고 있어 전국적이고 조직적인 시위로 더 커질 지는 미지수다. 중국 공안 당국은 지하철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휴대전화에 텔레그램 등 해외 메신저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이 있는지 일일이 검사하고 사람들이 모일 만한 곳을 사전에 통제하고 있다.
지난 주말 중국에서는 베이징 등 최소 16개 도시와 50개 대학에서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이른바 ‘백지 시위’가 일어나 시진핑 주석의 권위주의적 통치에 반대하는 시위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지만 월요일 새벽까지 계속된 시위 뒤 당국이 시위가 일어난 도시 곳곳에 공안을 다수 배치하고, 지하철역 출구를 폐쇄하는 등 시위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며 후속 시위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시위가 잦아든 베이징과 달리 광저우 하이주구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유리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으나 당국이 시위자 색출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규모로 번질 지는 미지수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당국은 현장 채증 사진·영상, 텔레그램 등 메시징 애플리케이션(앱), 소셜미디어(SNS), 휴대전화 추적 등을 통해 시위 참가자 체포에 나섰다.
지난 25∼27일 상하이·베이징·광저우·우한·난징·청두 등 중국 각지에서 벌어진 동시다발 시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텔레그램과 SNS로 메시지를 교환한 것으로 보고 추적에 나선 것이다.
텔레그램은 중국에서 차단돼 사용할 수 없으나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면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VPN 사용이 불법이기 때문에 적발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중국 주요 도시에는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CCTV 카메라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또한 경찰은 영장 청구 없이도 개인의 휴대전화와 SNS에 접근이 가능하다.
선전에서 29일 저녁 예정됐던 도심 시위는 경찰이 미리 출동해 무산됐으며, 28일 베이징·상하이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경찰과 법원, 검찰 등을 총괄하는 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시위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 교란 행위로 규정하는 한편 처벌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30일 대만 중앙통신과 CNN 등은 일부 시위 참가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색출과 조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체포된 시위자들은 호송 버스에서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경찰이 자신들의 지문과 망막 정보까지 수집했다고 전했다.
또 중국공산당 중앙정법위원회(정법위)는 지난 28일 천원칭 중앙정법위 서기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어 “법에 따라 적대세력의 침투 및 파괴 활동과 사회질서를 교란하는 위법 및 범죄 행위를 단호히 타격하고 사회 전반의 안정을 확실히 수호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한편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대표되는 엄격한 방역 조치에 장기간 봉쇄를 겪은 지역에서는 산발적으로 항의 시위가 발생했으나 최근 신장 우루무치에서 봉쇄된 아파트에서 벌어진 화재로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이 알려지며 대도시와 해외로 시위가 번져 나갔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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