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꼽는다면?

기고=최지은 입력 2022. 12. 1. 09:00 수정 2022. 12. 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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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유아교육: 앞으로, 아프로(兒Pro)] 1. 영유아기 발달은 고유하며 특별하다

우리나라 유아교육의 역사가 100년을 훌쩍 넘었지만 아직까지 유아교육의 본질과 특성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유아교육의 근간을 훼손하는데까지 이르게 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이들이 1년 일찍 초등학교로 진학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제개편안은 비록 무산되기는 했지만, 일반인들과 정책입안자들의 유아교육에 대한 인식부족을 여실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 즉 '유보통합'이라는 커다란 숙원과제를 두고서는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유아교육 정책을 바로세우기 위해서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한국유아교육학회와 함께, 앞으로 유아교육정책의 근간이 될 유아교육 철학에 대해 여섯 차례에 걸쳐 기획연재를 진행하면서 유아교육의 본질과 유아교육의 고유한 특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유아의 긍정적인 정서를 야기하는 풍요로운 경험. ⓒPexels

발달이란 수정에서부터 사망까지, 인생의 전 생애를 통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의미한다. 유아교육의 대상이 되는 영아기(출생 후 24개월까지)와 유아기(만 3세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발달의 대표적인 특징을 다섯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며, 영유아기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발달 특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 신체 및 운동능력의 발달: 일상생활 속에서 신체를 움직일 기회의 중요성

영유아의 신체는 급속히 발달한다. 특히, 영아기는 신체 발달이 일생 중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는 시기로, 신체 발달의 결정적 시기이다(조복희, 2017; Berk, 2005/2019). 신체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생물학적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운동능력 기술을 연습할 기회가 얼마나 주어졌는가 역시 중요한 요인이다. 즉, 영유아는 매일 놀면서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운동능력을 터득해야 한다. 발달은 통합적으로 일어나므로, 신체 운동과 감각을 통해 영유아는 인지적으로 탐색을 하며 개인의 지식체계로 구조화하고, 이러한 대소근육의 움직임은 뇌신경 발달을 촉진한다.

◇ 뇌발달: 영유아기는 뇌 성장의 급등기

인간이 평생 갖게 되는 1~2억 개의 뉴런(신경세포)은 태내기 때 이미 다 형성되나, 시냅스(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공간)의 형성이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시기인 영유아기가 뇌 성장의 급등기이다. 따라서 이 시기에 적절한 환경적인 자극과 경험은 필수적이다(Berk, 2005/2019). 영유아가 '직접' 사물을 보고 만지고, 언어와 다른 소리를 듣고, 환경을 탐색하는 일상적인 경험에서부터 뇌는 정상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만 4세 이전에는 눈과 손의 협응이 원활하지 못하며 이에 따라 만 4세 유아는 성인보다 주의집중 시간이 짧은 편이다(정옥분, 2022). 이는 눈과 손의 협응을 관장하는 뇌영역의 수초화(신경전달의 효율성을 가속화하는 미엘린(myelin)이라는 절연지방 세포막으로 신경세포를 감싸는 과정)가 만 4세 이전에는 발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유아교육기관에서 필요시 진행되는 대소집단 활동은 대체로 10~20분을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는 이러한 뇌과학적 근거를 두고 영유아의 발달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 언어발달: 영유아기는 모국어 습득의 민감기

시냅스 형성 과정. ⓒBioNinja(2016)

대뇌피질의 언어영역 시냅스는 생애 첫 2년 동안 빠르게 형성되며 이후 가지치기를 한 후, 만 6세 경에 성인의 수준에 도달한다. 따라서 모국어는 생의 초기에 획득되어야 하며, 이 시기가 바로 언어 자극에 가장 민감한 시기이다(Berk, 2005/2019). 즉, 모국어 습득이 언어의 올바른 발달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UNESCO, 2022)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들은 이 시기의 외국어 노출이 영유아의 외국어 습득에 도움이 될 것이라 오해한다. 하지만 뇌과학적으로 보면 외국어 교육이나 문자지도는 언어능력을 담당하는 측두엽이 성숙하는 만 6~7세 이후가 적절하다(Hartshome et al., 2018). 영유아기는 모국어 문법 체계의 완성이 가장 중요한 발달과업이며, 외국어 교육은 그 이후인 아동기가 교육의 적기이다.

◇ 사회정서 발달: 함께 생활하며 긍정적인 정서를 야기하는 풍요로운 경험의 중요성

영유아기는 사회정서 발달의 발아기이다. 생애 첫 학교인 유아교육기관에서 영유아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으로 자신의 감정과 요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지 배우고 실제 사람과 관계를 맺어가면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행동이나 가치관을 습득해나가는 사회화(socialization) 과정을 거친다. 즉, 사회적 규범에 대한 인식과 내면화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행동의 결과를 경험하면서 배워나간다.

뇌과학연구는 태내기부터 만 2~4세 경에 사람의 인성과 감성,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매우 활발해진다고 보고하면서, 이 시기에 너무 일찍 과도한 자극이 주어지면 정서불안, 주의산만, 사회성 부족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영유아에게는 과도한 자극이 아닌 풍요로운 경험이 될 수 있는, 즉 즐겁고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 인지발달: 영유아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능동적인 학습자

유아교육에 영향을 미친 사상가 중 체계적인 인지발달 이론을 처음 제시한 피아제(Piaget, 1983)는 영유아가 자신의 학습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영유아는 비록 성인이 보기에는 비논리적일지라도, 경험과 성숙, 내적인 사고작용을 통하여 지식을 구성하는 학습의 주체자로서 고유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영유아는 본인이 직접 몸을 움직이며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지식을 구성해가는 특성이 있으므로, 언어를 통한 논리적 접근으로 지식을 구성하도록 강요받는 것은 발달상 적합하지 않으며 영유아의 자율성을 저해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 결론: 고유하며 특별한 영유아기 발달

영유아기는 신체 및 운동, 뇌, 언어, 사회정서 및 인지의 모든 측면에서 발달의 변화가 크고 개인차가 큰 시기이다. 각 영역의 발달은 독립적이지 않으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통합적으로 발달한다. 개별 영유아의 발달 수준에 적합한 교육과 돌봄을 위해서, 교사는 영유아 발달지식에 기초하여 세심하게 관찰하고, 개별 영유아들이 건강하게 발달하고 있는지 어떤 발달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한마디로, 영유아기의 발달은 그 이후의 발달단계에 비해 매우 고유하며 특별하다. 

*이 글은 한국유아교육학회 홍보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지은 서울여자대학교 아동학과 교수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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