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끝작렬]중소기업계의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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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 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해줄 것 같았던 MB정부는 '정부가 가격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논리로 중소기업계의 요구를 외면했다.
중소기업계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내로남불'식 힐난이 중소기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중소기업계가 갖추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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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밖에 남지 않은 2022년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과 여러 모로 비슷하다. 당시의 고유가와 고환율, 원자재 가격 폭등 현상은 올해와 판박이다.
특히 당시 원자재 가격은 두 자릿수 폭등을 이어가며 전국적인 '원자재난'을 일으켰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2008년 1월 원자재 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무려 48.7% 오르더니 3월에는 56.4%로 4월에는 58.5%까지 급등했다.
이같은 원자재 가격 폭등은 중간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원자재를 들여와 만든 중간재를 대기업에 납품하는데, 원자재 가격이 올라 생산원가가 높아졌는데도 납품가는 요지부동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중소기업계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법제화해달라고 막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 요구했다.
하지만 해줄 것 같았던 MB정부는 '정부가 가격 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는 논리로 중소기업계의 요구를 외면했다.
중소기업계는 실력 행사에 나섰다.
주물 업종은 3월에만 두차례에 걸쳐 '조업 중단 및 납품 중단'이라는 집단행동에 나섰다. 일부 기업주들은 집단 행동에 참가하지 않는 기업들을 감시하기 위해 공단 입구 도로를 바리케이드로 막기도 했다.
주물로 만든 부품들이 납품되지 않으니 자동차 회사와 가전 회사들에 비상이 걸렸었다. 레미콘 업종도 조업 중단과 납품 중단에 들어갔고 건설사들은 난리가 났었다.
중소기업계의 이같은 집단행동에 대해 당시 일부 언론은 '2008년 중소기업 대투쟁'으로 일컫기도 했다.
'대투쟁'의 선두에 섰던 주물 조합과 레미콘 조합은 현재 중소기업중앙회의 회장과 부회장을 배출해냈다. 그리고 중소기업계의 숙원이었던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일까?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가에 반영해 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섰던 중소기업계가 최근의 화물연대 집단행동에는 '불법 행위' 운운하며 정부에 엄정한 법집행을 주문하는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2022년 화물연대 집단운송 거부는 폭등한 경유값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를 연장해달라는 요구에서 비롯됐다.
따지고 보면 폭등한 원재료 값(경유값)을 납품가(운임)에 반영해달라는 2008년 중소기업계의 투쟁과 다를 바 없다. 개인사업자인 화물차주들이 '운행할수록 손해'라며 운송을 거부하는 것도 중소기업주들이 '납품할수록 손해'라며 조업을 중단한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안전운임제 논의의 출발도 납품가 연동제와 마찬가지로 2008년도였다.
'내로남불'식 힐난이 중소기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중소기업계가 갖추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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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기범 기자 hop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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