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인 칼럼] 미세먼지, 우리는 피해자일까?
본격 겨울이 시작됐다. 아침마다 확인하는 '오늘의 날씨'에 더해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해야 하는 계절이 됐다.
왜 겨울이 되면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질까?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대기 순환이 불안정해 미세먼지가 흩어지기 어렵고, 서풍이 자주 불어 국외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양이 많아진다. 또한 난방으로 인한 연료 등 에너지 사용 증가로 오염물질 배출은 증가하는 반면, 미세먼지를 씻는 역할을 하는 비는 연 강수량의 5% 정도로 매우 적은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미세먼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발전소, 공장 제조공정,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한다. 이렇듯 편리와 풍요를 위해 자원과 에너지 소모가 늘어나면서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미세먼지 사회가 됐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 명확하다. 미세먼지의 위해성 때문이다. 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미세먼지라 부르고 미세먼지 중에서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를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초미세먼지는 지극히 입자가 작아 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하며 인체에 침투 시 폐포에서도 잘 걸러지지 않아 혈액을 통해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이 초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위해한 초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정부는 그간 어떠한 노력을 했을까?
우리나라는 2018년 미세먼지특별법을 제정하고 2019년 세계 최초로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해 국가적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하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을 완화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강화된 미세먼지 배출 저감 및 관리 조치를 시행하는 이른바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로 이 계절관리제는 네 번째를 맞는다. 계절관리제 기간 동안에는 정부 각 부처와 환경부가 합동으로 세운 미세먼지 저감 계획에 따라 국내 미세먼지 발생원인의 40%가 넘는 발전소, 정유소 등 사업장에 대한 미세먼지 배출 감축을 유도하고 국민 참여도 요청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일 평균 50마이크로그램(μg)/㎥을 초과(밤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평균)하고, 내일 50마이크로그램/㎥이 초과 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농도 시에는 시·도에서 단기간에 대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인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의무이행 사업장에서는 공정 가동률을 조정하거나 가동시간을 단축하는 초미세먼지를 저감 시는 노력을 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의 하늘은 얼마나 깨끗해졌을까?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6년 대비 작년에는 30% 개선됐다. 우리 충청권 지역은 어떨까? 2015년 대전·세종·충북·충남의 초미세먼지는 연평균 29마이크로그램/㎥에서 지난해 20마이크로그램/㎥으로 31% 개선됐고 계절관리제 시행 이전 '나쁨' 일수와 '매우나쁨' 일수는 47일에서 31일로 35%나 좋아졌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이르다. 초미세먼지에 대한 우리나라 대기환경기준은 15마이크로그램/㎥이고, 세계보건기구의 권고기준은 무려 10마이크로그램/㎥으로 우리가 초미세먼지 감축을 향해 갈 길은 아직 멀다.
코로나로 인해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시점이지만 지금도 전세계에서 일년 동안 직·간접적인 실내·외 공기오염에 기인한 사망자가 80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세먼지는 결국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자신이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 피해를 보는 것도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다. 2019년 미세먼지로 뒤덮였던 뿌연 하늘,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던 그 답답했던 기억을 소환하지 않아도 화석연료에 기반한 탄소경제를 벗어나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무엇보다 미세먼지가 집중 발생하는 겨울철에는 발전, 산업, 수송 등 각 부문별 저감 노력과 우리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대중교통 이용, 친환경차 구입, 1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쓰레기 불법 소각하지 않기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는 실천을 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명을 지킬 수 없다. 지금 바로 그리고 꾸준한 실천만이 해답이다.
'우리가 공유하는 공기, 나의 행동을 더하다(The Air We Share, Clean Air Depends on You)'였던 올해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슬로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평 "尹, 선한 대통령…헌재서 살아 돌아오면 달라질 것" - 대전일보
- 박지원 "尹, 무속믿고 계엄…별 13개 똥별로 떨어졌다" - 대전일보
- 승부조작해 온라인 게임머니 60억 환전…40대 집행유예 - 대전일보
- 홍준표 "明 조작질 대선 경선 때부터 알아… 나와는 관계 없어" - 대전일보
- 동짓날 낀 주말 '눈폭탄'… 그친 뒤엔 한파 덮친다 - 대전일보
- 충남 서천·부여서 단독주택 화재…인명피해 없어 - 대전일보
- 이재명 "빛의 혁명 계속… 광화문 더 많은 빛으로 빛나길" - 대전일보
- 주유소 기름값 10주 연속 상승… "당분간 오름세 계속" - 대전일보
- [뉴스 즉설]민주당 국힘에 4대 0, 조기 대선 이재명 없어도 필승 - 대전일보
- 헌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심판 내년 연기… 尹 심판 집중 - 대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