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발 유동성 위기, 가상자산 업계 '휘청'

양진원 기자 2022. 12. 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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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FTX發 코인런 우려… 한국은 괜찮나]①재무구조 취약성 드러난 FTX, 다른 거래소도 위기 오나

[편집자주]세계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으로 시작된 유동성 위기의 파고가 가상자산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암호화폐) 가격은 폭락하고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휘청이게 했다. 국내에선 게임회사가 발행한 코인 가격이 흔들렸지만 업비트·빗썸 등 5대 대표 거래소는 외풍에 휘둘리지는 않았다.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관련 규제를 도입하고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몰락으로 가상자산 업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 FTX발 유동성 위기, 가상자산 업계 '휘청'
② "제2의 FTX 사태? 국내 가능성 원천적 봉쇄"
③ 불붙는 가상자산 규제… 'FTX 사태' 재발방지책 '고개'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올해 루나·테라 대폭락 사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한 매체가 재무구조가 취약하다고 보도한 것이 계기가 돼 FTX는 순식간에 파산했다. 한때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던 거래소가 파산하면서 생긴 파장은 가상자산 업계 전반을 뒤덮고 있다.


잘 나가던 FTX, 취약한 재무구조 드러나 순식간에 몰락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는 그동안 빠른 성장으로 주목받았지만 취약한 재무구조가 드러나 순식간에 파산 위기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FTX는 지난 11월11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는 130여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샘 뱅크먼 프리드가 물러나고 새로 CEO에 오른 존 J. 레이 3세가 파산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 파산법 챕터 11은 파산법원 감독하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회생을 모색하는 제도다. 파산에 몰린 기업이 회생 가능성을 있으면 법원이 지정한 제3자가 자금을 포함한 기업 활동 전반을 대신 관리하는 한국의 법정관리와 유사하다.

이번 파산신청은 가상자산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신청서 등을 살펴보면 FTX와 계열사 130여개의 부채 규모는 최소 100억 달러(약 13조2000억원)에서 최대 500억달러(약 66조2000억원)로 추산된다.

채권자도 10만명이 넘는다. 지난 1월 4억달러(5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320억달러(약 42조1000억원) 상당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불과 10개월 만에 몰락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가상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US의 지난 11월2일 보도에서 비롯됐다. 매체는 FTX 관계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를 입수, FTX의 허약한 재무 상태를 전했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보유한 대부분의 자산이 FTX가 발행한 토큰 'FTT'가 차지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알라메다리서치는 프리드 전 FTX CEO가 세운 트레이딩 회사이자 투자사다.

그동안 FTX가 FTT를 발행하면 알라메다 리서치는 이를 매입했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보유한 FTT를 담보로 돈을 빌렸고 이 돈으로 FTT를 사들여 FTT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렸다. 빌린 돈으로 각종 사업을 확장하기도 했다. FTT 시세가 안정적일 때는 문제가 없지만 지금처럼 가상자산 급락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담보 가치가 급격히 감소해 재무상태가 악화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FTX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 11월7일 보유하고 있던 FTT를 모두 팔았다. 해당 코인 가격은 폭락했고 일반 고객들의 뱅크런(금융기관에서 자금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사태) 행렬이 이어졌고 유동성 위기를 맞은 FTX는 가상자산 출금을 중단하고 바이낸스에 도움을 청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가 지난 11월8일 "FTX 인수를 위한 '법적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FTX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하면서 사태가 진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FTX 인수 검토를 하루 만에 철회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이었던 FTX가 빠르게 종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엎친 데 덮친 격'… 불황 깊어진 가상자산 업계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 파산 여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 11월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FTX 파산 사태로 가상자산 업계는 깊은 수렁에 빠졌다. 올해 루나·테라 대폭락 사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더 큰 악재를 만났다. 특히 FTX 파산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은 시장의 신뢰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WSJ은 지난 11월10일 뱅크먼 프리드 전 FTX CEO가 이용자들의 예치금을 빼돌려 알라메다에 100억달러를 투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FTX 고객 예금은 160억달러로 추산된다.

보안 문제 역시 불거졌다. 지난 11월12일 FTX에서 6억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해킹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FTX는 가상자산 출금이 불가능했지만 화이트 해커 집단은 분석을 통해 '내부자 소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FTX처럼 가상화폐를 자체 발행한 거래소들은 좌불안석이다. 바이낸스를 비롯해 크립토닷컴, 후오비, 오케이닷컴 등은 코인을 자체 발행하는데 이번 FTX 사태로 이들 거래소의 재무구조가 의심을 받고 있다. 해당 거래소들도 가상자산을 지렛대 삼아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들의 연쇄적인 재무 구조 악화로 이어져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암호화폐 대부업체 '블록파이'마저 지난 28일(현지시각) 뉴저지주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다. 10만여명에 달하는 채권자가 수조원을 날릴 위기에 빠졌다. 블록파이는 알라메다 리서치에 6억8000만달러(약 9090억원)를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망은 어둡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FTX 사태가 미치는 악영향이 1년 이상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시장 침체가 길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인베이스는 "FTX를 둘러싼 불행한 사건은 의심할 여지 없이 디지털 자산 등급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를 손상시켰다"며 "개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이 때문에 가상자산 업계의 겨울이 몇 달 더 연장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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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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