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이상한 나라와 21세기 앨리스

남궁창성 2022. 12. 1. 05: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흰 장미에 붉은색 페인트 칠을 하는 이상한 나라가 있다.

이 괴기스러운 장면은 1865년 선보인 루이스 캐럴(1832~1898년)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대목 중 하나다.

157년 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늘 소환한 이유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앨리스의 눈에 비쳤던 광기와 무질서의 '이상한 나라'가 21세기 우리 세상에서도 이상하지 않게 일상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흰 장미에 붉은색 페인트 칠을 하는 이상한 나라가 있다. 정원사들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흰 장미를 싫어하고 붉은 장미를 좋아하는 여왕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목이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수군댄다.

이 괴기스러운 장면은 1865년 선보인 루이스 캐럴(1832~1898년)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대목 중 하나다.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여자 주인공 앨리스의 눈에 비친 광기와 무질서가 지배하는 사회를 은유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에 등장하는 여러 군상들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들의 행동은 예견할 수도 없다. 그리고 다수의 이상한 독재자들은 자명한 일을 마치 자신만의 대단한 깨달음을 통해 알려주는 것처럼 거들먹거리기도 한다. 우습고 슬픈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사회성이 짙은 정치소설이기도 하다.

157년 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오늘 소환한 이유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앨리스의 눈에 비쳤던 광기와 무질서의 ‘이상한 나라’가 21세기 우리 세상에서도 이상하지 않게 일상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단체들이 주도하는 지하철 시위가 서울 한복판에서 1000만 수도권 시민들의 출근길을 볼모삼아 반복되고 있다. 유사 언론사들의 취재를 가장한 비윤리적인 취재 폭력과 가짜뉴스도 난무하고 있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동자 세상을 만든다는 노조들은 동료 노동자에 대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사회적 참사가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매번 수많은 희생을 제단삼아 정쟁만 확산하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툭 하면 신경질적으로 “저 놈의 모가지를 쳐라”하고 외치는 여왕, 지적이고 초연한 관찰자 체셔 고양이, 거짓 거북이, 퉁명스럽고 권위적인 흰 토끼, 미친 모자장수, 야비하고 적대적인 애벌레 등등. 오늘은 ‘이상한 나라’에서 누구와 마주칠까. 심호흡을 크게 한번하고 문을 나선다.

남궁창성 서울본부장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