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장동 사건 前에 작성된 ‘李 선거자금 등 42억 전달’ 내용증명

조선일보 2022. 12. 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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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당선 소식에 기뻐하고 있는 모습. /조선DB

대장동 분양 대행 업자가 성남시장 선거 자금과 인허가 로비 자금으로 42억5000만원을 대장동 사건 피고인 남욱씨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증명 문건이 공개됐다. 내용증명에는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의 최측근 등에게 현금이 전달된다는 이야기를 남욱이 했다’는 내용도 있다. 자금이 전달된 2014~2015년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뒤 성남시가 투기 세력에게 유리한 내용으로 대장동 개발 계획을 확정한 시기다.

앞서 남씨는 대장동 재판에서 “(지방선거 전후인) 2014년 4월부터 9월 사이에 대장동 분양 대행 업자에게 받은 돈은 22억5000만원이고 이 중 12억5000만원을 김만배씨에게 전했다”고 했다. 돈의 성격에 대해 “정확하게는 선거 자금”이라고 했다. 이런 법정 증언을 뒷받침하는 내용증명 문서까지 공개된 것이다.

내용증명은 문건 내용의 진위까지 확인하지는 않지만 특정 내용의 문건이 특정 시점에 전해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역할을 한다. 문건 전달 시점은 2020년 4월이다. 대장동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1년 5개월 전이다. 대장동 사건이 터진 후에 만들었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다. 불법 자금 조성자 간의 내부 문건이기 때문에 대장동 의혹을 풀어줄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남씨는 이재명 시장 측에게 돈이 전달된 것을 직접 확인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남욱씨는 ‘이 돈을 선거 자금과 인허가 로비를 위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게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작년 11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했다고 한다. 성남시가 왜 투기 세력에게 천문학적 이익을 몰아주는 계획을 승인했는지는 대장동 사건 초기부터 제기된 핵심 의혹이었다. 남씨의 진술과 이번에 발견된 내용증명 문건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문재인 정권 당시 검찰은 남씨의 진술을 듣고도 수사하지 않았다. 중요 증거인 내용증명 문건은 정권 교체 후인 지난 7월 개편된 검찰 수사팀이 찾아낸 것이다.

당시 검찰은 남욱씨의 변호사에게 대장동 실무진 4명만 구속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꼬리 자르기 수사를 하려던 것이다. 그런데 남씨가 이와 반대되는 진술을 하자 이 진술을 묵살했을 수 있다. 당시 검찰이 남씨 변호사에게 한 말과 달리 남씨를 구속한 이유도 남씨 입을 막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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