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포럼] 윤 대통령은 야당과 만나야 한다
양당의 실력자들과 관계 좋아야”
6개월 동안 야당 한 번도 안 만나
정국 푸는 것은 결국 대통령의 몫
“민주화 체제에서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 국회와의 생산적 파트너십이다.” “대통령이 의사당에서 성공하려면 양당의 실력자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이 2000년 펴낸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은 이렇게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학의 권위자 리처드 뉴스타트 전 하버드대 교수도 저서 ‘대통령의 권력’에서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입법 수단은 설득력”이라고 정리한다.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이 있지만, 명령을 내리는 것만으로는 어떤 결과도 얻지 못한다고 뉴스타트 교수는 강조한다. 성공한 대통령이 의원들에게 직접 호소하거나 대중적 압력을 통해 의회를 굴복시킬 때 활용했던 수단이 바로 설득력이다.
미국 대통령 얘기를 꺼낸 것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국민의힘 지도부를 서울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했다.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와 소통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반년 사이 여당 지도부와는 다섯 차례 회동하는 동안 야당 지도부와는 단 한번도 만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야당과 신뢰를 쌓기 위해 뭘 했는지 기억나는 게 없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입법을 실현하려면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 윤 대통령이 현실을 외면하는 까닭을 납득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16일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처칠·애틀리 전시 연합 내각’까지 거론하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고, 그 후에도 여러 번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는 점 때문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대면을 내켜 하지 않는다는 관측이 많다. 그렇다면 여야 원내 지도부만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정치가 실종됐다는 말이 많다. 여야 모두 제 갈 길만 가는 정치를 고집하고 있다.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일단 만나야 한다.
대통령 입맛에 맞는 야당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문재인,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모두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여야 원내대표나 당 대표와 만났다. 당시 야당도 고분고분하지 않았지만 야당 도움 없이는 원활한 국정운영이 불가능함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부 제출 법안 77건 중 단 한 건도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은 게 순전히 야당 탓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꽉 막힌 정치를 풀어내는 것은 결국 대통령의 몫이다.
레이건은 야당과의 친교에도 공을 들였지만, 대국민 설득에도 능했다. ‘성공하는 대통령의 조건’에서 워싱턴타임스 정치부장인 도널드 램브로는 “레이건은 의회에 압력을 가하면서 자신은 국민으로부터 지지의 편지를 받고, 의회에는 항의성 전화가 빗발치게 하는 재능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윤 대통령은 레이건 같은 재주가 없고 지지율도 시원치 않다. 그렇다면 정국을 헤쳐나갈 방법은 야당과의 협치밖에 없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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