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손석구, 동문 디즈니→이라크 파병...연기 인생 “늦게 가도 괜찮아”[종합]

김한나 기자 2022. 11. 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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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 캡처



‘유 퀴즈 온 더 블럭’ 끊임없이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30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나의 연구일지’ 특집으로 방송 3사 기상 캐스터,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김붕년 교수, 배우 손석구가 출연했다.

이날 하루 1분을 위해 달리는 사람들, 날씨를 기획하는 기상 캐스터 KBS 배혜지, SBS 남유진, MBC 오요안나가 등장했다.

12시 방송이면 곧 방송 시간이지 않냐는 유재석의 물음에 오요안나는 “저는 휴가를 냈다. 인생 첫 휴가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는 “여태껏 안 냈다가 오늘 하루 휴가를 낼 수 있었다. 휴가 내는 거 힘든 거 아시죠?”라며 두 기상 캐스터에게 물었다.

서로 다른 방송사 소속인데 타 방송 출연한 경우가 많이 있냐 묻는 유재석에 배혜지는 “아니요. 그 어려운 걸 tvN이 해내세요. 즐거움의 시작! tvN!”이라고 해맑게 말해 웃음 짓게 했다.

조세호는 배혜지에게 MBTI를 물었고 그는 같은 ENFP라고 밝혔다. 그 말에 유재석은 “우리 중 조셉은 약간 설치는 타입이다”라고 말했고 배혜지 또한 “나대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3 사별 기상 예보 스타일을 묻자 오요안나는 “CG 스타일도 다르다. 저희는 2장으로 간다. 선배님들은 여덟 장씩 가신다”라고 배혜지를 언급했다.

배혜지는 “KBS는 최소 여덟 장이다. 앞에 본인이 넣고 싶은 게 많으면 더 넣을 수 있다. 그리고 3사 중 유일하게 바다 날씨 예보를 한다”라고 MBC, SBS를 견제했다.

이에 남유진은 “저희는 3사 중 가장 날씨 방송 시간이 짧다. 1분이 주어져서 할 말을 최대한 축약해서 세련된 느낌으로”라고 말해 두 기상 캐스터의 경쟁에 불을 붙였다.

생방송을 하다 보면 생기는 당황스러운 사건으로 남유진은 “예전 회사에서 있던 일이다. 설날 외부 중계를 한 적이 있다. 대가족을 모시고 하는 인터뷰에서 항상 리허설을 한다. 리허설 때 말을 잘하던 꼬마 아이를 보고 괜찮겠다 싶었는데 막상 생방송에서 얼어붙어 버렸다. 저는 마이크를 자연스럽게 가져오면 되는데 마이크를 꽉 잡고 놓지를 않고 있어서 뺏는데 안 놓아주더라. 너무 당황해서 반강제로 빼앗아 진행했다”라고 털어놨다.

tvN 방송 캡처



어렸을 때부터 TV에 나오길 바랐던 오요안나는 아이돌 연습생도 했지만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기상 캐스터가 됐다고 밝혔다.

7년 모델 생활 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든 남유진은 “학교에서 복수 전공 제도가 있어서 신문방송학과 수업을 듣게 됐다. 아나운싱 실습수업을 들으면서 날씨에 예민한 사람이라 기상 캐스터를 잘할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전했다.

배혜지는 “어떤 일이 맞을까 많이 찾아봤다. 아나운서, 기자, 기상 캐스터 시험을 봤는데 기상 캐스터가 너무 잘 맞았다. 여러 방송사를 거쳐서 KBS에 입사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KBS 기상 캐스터 소속이긴 하지만 프리랜서라 평일에는 전국을 돌며 MC 진행으로 경험을 쌓고 있다는 배혜지는 “KBS 입사 후 자신이 너무 뿌듯해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 의욕이 많았다. 입사 한 달 후 제가 맡은 뉴스가 다 없어져서 수입이 0원이 됐다. 이게 프리랜서의 현실을 마주했다. 그때는 이 직업을 계속해도 되나 싶었는데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에 공부했다”라고 털어놨다.

올해 유독 많은 일이 있었던 산불, 폭우 등에 배혜지는 “태풍 힌남노가 왔을 때 11시간 연속 근무를 했다. 그때 제발 피해가 없길 바라면서 날씨를 전달했는데 인명 피해도 있고 너무 피해가 컸다. 그런 걸 볼 때는 제가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내가 ‘빨리 대피하셔라’라고 한마디 더 할걸. 시설물 점검을 하루라도 더 먼저 말할 걸, 자책하게 되더라”라고 밝혔다.

2020년 7월 장맛비가 격하게 오던 날 그는 날밤 새워 방송하고 집에 왔는데 대전 아파트가 침수돼 한 분이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보고 눈물을 쏟아내며 기상 캐스터를 못할 거 같다며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남유진은 말 한마디가 중요한 직업이라며 “이 한 마디를 나중에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다르게 전달되진 않았을지 후회할 때가 있다”라고 털어놨다.

기상 캐스터로 보람 있는 순간을 묻자 오요안나는 “말 한마디가 강하다고 느꼈다. 아침 뉴스 할 때 메시지나 댓글을 달아주신다. ‘오늘도 안나 캐스터 덕분에 많은 사람이 편해졌겠네요’라는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해 훈훈케 했다.

배혜지는 “유느님한테 많은 힘을 받았다. 새벽 출근하고 지쳐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합정역 5번 출구’가 들렸다. 오셔서 너무 기쁜 마음에 내려가서 인사하고 사진을 부탁했다. 유느님께서 ‘알죠. 뉴스 잘 보고 있어요’라고 했다. 다음 날부터 아침에 눈뜰 때도 ‘유느님이 보고 계셔!’라고 했다. 새벽 뉴스팀이 지쳐있으면 ‘유느님이 보고 계셔’라고 하면서 힘내라고 했다. 뉴스 광장 팀이 유느님 너무 사랑했다”라고 말해 유재석을 폭소케 했다.

tvN 방송 캡처



김붕년 교수는 독특한 이름에 “처음 듣는 분들 반응이 놀라거나 본명이냐 묻는다. 한 번 입력이 되면 안 까먹으신다”라고 말했다.

국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 권위자라 김붕년 교수를 소개한 유재석은 “실제로 교수님께 진료를 받으려면 2026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라고 물었고 그는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는 말이 드라마로 익숙해졌지만 설명을 부탁하자 김붕년 교수는 “발달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이다. 두 가지 있어야 할 것이 없고 한 가지 없어야 할 게 있다. 사회적 관계 형성 능력, 언어 표현 및 이해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 없어야 할 것이 있는 경우는 강박적이 행동들이다. 빙빙 돈다던지 펄쩍펄쩍 뛴다던지, 줄 세우기와 같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도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3~4배 증가했다며 이유로 “자폐 스펙트럼을 보는 눈이 넓어졌다. 능력이 좋은 아이들 중에도 자폐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는 환경적 요인이다. 플라스틱 속 일부 환경 물질은 신경 발달의 여러 과정 중 사회성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환경 물질에 꾸준히 노출될 경우 자폐 스펙트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말했다.

구체적 치료법은 아이의 특성과 시기에 맞게 배치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붕년 교수는 30개월 된 아이가 말은 못 하지만 음악이 나오면 율동을 해 어머니가 참여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경험이 쌓이며 상호작용이 늘었고 이후 엄마가 놀이를 하며 말을 걸어주니 아이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이의 교유한 발달 특성과 시간표를 존중해줘야 한다.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걸 채워주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라고 말했다.

김붕년 교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고 잘 알려져 있다. 부모님이 내 탓인 것만 같은 감정에 빠지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유전적 변이가 신경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나 발생 이유는 무작위다. 건강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도 자폐 스펙트럼일 수 있다. 과거를 돌아보지 말고 현재에 집중해 아이의 발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집중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tvN 방송 캡처



ADHD에 대해 그는 “주의력, 행동, 감정 조절 능력에 어려움이 있는 거다. 사회성 문제는 크게 없는 경우가 많다. 조절 능력이 발달되는 시기에 따르면 60개월부터 84개월 사이다. 전 세계가 초등학교 들어가는 나이를 만 7세로 하는데 과거부터 경험적으로 쌓인 거다. 만 6~8세 나이대 아이라면 조절 능력이 가미된 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안 거다”라고 말했다.

그 시기가 돼서도 행동이나 정서 조절이 불안정하면 ADHD를 걱정할 필요가 있다 말한 김붕년 교수는 너무 일찍 어린이 집 다닐 때 ADHD를 의심한다고 밝혔다.

욕구 표현을 마음껏 하고 활발한 기질을 가졌을 뿐인 아이들이 ADHD로 의심받아 소외당하거나 하면 아이는 더 크게 화를 표현하고 더 ADHD 스럽다는 말을 듣는 악순환을 겪는다.

김붕년 교수는 “간혹 일찍 발병하는 아이도 있지만 전체 ADHD의 1%도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성인 ADHD 의심 증상은 시간 관리의 어려움, 마감 기한을 못 맞춘다, 지각이 잦다, 그로 인해 대인 관계의 갈등이나 스스로 피해를 봤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다.

분노 조절의 어려움, 감정 기복 심해짐까지 동반해서 나타난다면 ADHD 성향을 의심할 수 있다 말한 그는 “전문 평가를 통해 발달을 봐야 한다. 학창 시절 동안에도 조절 능력 문제가 꾸준히 있었다는 게 밝혀지면 성인 ADHD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한다”라고 말했다.

김붕년 교수는 “성인분들은 자신이 ADHD 진단을 받으면 그래서 그랬구나를 깨닫고 기쁨이 생긴다. 자라는 내내 비난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문제의 근원을 찾았지만 근원을 발견하고 교정 가능성을 알게 되면 자아 프레임이 많이 바뀐다”라고 전했다.

어떤 게 좋은 부모인지 모르겠다는 유재석에 김붕년 교수는 “당신 자녀를 나와 아내에게 온 귀한 손님처럼 여겨라. 귀한 손님이 오면 반갑고 극진히 대접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닌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해준다. 그 사람은 손님이고 소중히 여기고 개별자로 존중해 줘야 한다. 세 번째는 떠날 사람이다. 저마다 시기에 맞춰 부모 품을 떠날 텐데 그때는 진짜 떠나보내야 한다. 귀하게 와준 아이에게 애정을 쏟고 좋아하는 거 잘해주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가고 싶어 할 때 가게 해주는 거다. 이 문장이 아무런 설명 없이 적혀있었는데 느낌이 왔다”라고 말했다.

tvN 방송 캡처



유재석과 인사를 나눈 손석구는 자신으로 분장한 조세호를 보고 멈칫해 웃음 짓게 했다. 추앙하는 의미에서 준비해봤다는 조세호에 그는 “‘범죄도시’인가요? 아니면..”이라고 물었다.

그 말에 조세호는 ‘범죄도시2’와 ‘나의 해방일지’를 섞었다고 말했으나 유재석은 “그냥 ‘나의 해방일지’에요”라고 설명해 손석구를 폭소케 했다.

손석구에게 남자가 봐도 섹시하다 말한 유재석의 그의 자세를 따라 하며 섹시함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런 얘기를 많이 듣지 않냐는 유재석에 그는 “다른 거보다 선배님을 실제로 뵈니 너무 신기합니다. 누군가를 뵙고 신기한 건 오랜만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손석구 신드롬이라 불릴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촬영을 계속했다. ‘D.P.’ 시즌 2를 하게 됐다. 촬영장에 가서 구교환 형한테 ‘유퀴즈’ 나간다고 하니까 팁을 주시더라. 선배님께서 머릿속에 편집점이 다 있고 알아서 해주시기 때문에 묻는 말에 답만 하라더라”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야기는 없었냐고 묻는 조세호에 손석구는 “그러게요. 별로”라고 말해 웃음 짓게 했다.

‘나의 해방일지’, ‘범죄도시2’가 같은 시기에 흥행해 파급력이 강력했던 상황에 손석구는 “인기가 그렇게 많은 줄은 초반에는 몰랐다. 외국 촬영 중이라 실감하지 못했다. ‘나의 해방일지’ 김석윤 감독님이 찍으면서도 이거 하면 인기가 많이 올라갈 거야, 행동을 조심하라고 했다. 그래서 ‘들뜨지 말자, 흥분하지 말자’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인기를 실감할 때 그는 “어제부터 ‘내가 유퀴즈에 나가는구나’, 못 했던 경험을 하게 되고 못 만났던 분들을 뵙게 될 때 느낀다”라고 밝혔다.

집안 호칭에 손석구는 “친구들이 ‘손 스타’ 이렇게 많이 부른다. 저는 동생하고 서울에서 자취하고 부모님은 대전에 계신다. 전화기로 많이 얘기한다. 동생은 정말 관심이 없다. 제가 나오는 드라마도 안 보는 줄 알았는데 보긴 보더라. 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제 동생 개인 SNS에도 팔로워가 많이, 가족도 그렇게 되더라. 그걸 본인도 즐기더라”라고 폭로했다.

손석구는 중학생 때 미국으로 유학 후 세계 7대 미술대학이라 불리는 시카고 예술대학에 입학했다.

동문이 월트 디즈니라는 말에 그는 “그건 몰랐습니다”라며 놀랐다. 다큐멘터리를 전공했다 밝힌 그는 “저는 졸업은 안 했다. 중간에 군대 갔다 오면서 흐지부지 됐다”라고 밝혔다.

손석구는 이라크 자이툰 부대로 파병을 지원해 6개월간 있었다. 이유를 묻자 그는 “군대를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한국에 와서 거의 바로 갔다. 초반에는 적응이 안 됐었다. 한국 사람이 많은 게 적응이 안 됐다. 어린 나이니까 한국말하는 것도 조금 어색하고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도 못한 채 군대에 갔다”라고 말했다.

선임이 시켜 군대에서 영어를 많이 했다 말한 손석구는 “적응이 초반에 많이 힘들었는데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다. 잘 섞이려고. 군 생활을 제대로 해봐야겠다 싶어 지원했다”라고 밝혔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를 군대로 꼽은 손석구는 “워낙 생각이 많고 고민을 하던 찰나에 군대에 갔다. 아무도 모르는 데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인정해주는, 결과를 내야 하는 집단이지 않냐.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미덕을 배웠다. 그런 게 심플한 생활이 좋았다. 행복했던 시기였다”라고 전했다.

tvN 방송 캡처



전역 후 농구 선수 준비를 했던 손석구는 20대 중반이었다며 “도망가기 위한 명분이었다. 전역 후 한국 사회에 적응해서 살 엄두가 안 났다. 동생이 캐나다에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그냥 간다 하면 안 되지 않냐. 이라크는 월급을 많이 준다. 부모님께 ‘농구 선수를 해 봐야겠다’하고 비행기 표를 끊었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에 가서 농구를 했지만 될 리가 만무한 상황에 손석구는 올림픽에 출전했던 농구 선수 할아버지를 찾아가서 배웠다며 이야기했고 유재석은 “얘기가 재미있다”라며 빠져들었다.

운동이 끝나면 2, 3시가 되자 손석구는 처음으로 연기 학원을 찾아갔고 공연을 해본 뒤 적성을 찾았고 밴쿠버 소재 하교의 연기과로 재입학하게 된다.

시카고에서 학교를 다닐 때 주변에 영화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연기보다 촬영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잘 못 찍어 친구들이 연기를 권했고 싫어서 울었다고 말했다.

나이 들고 해 보니 연기가 달랐다고 말한 손석구는 “그전에 회사 생활을 했다. 캐나다에 살면서 할아버지 때부터 하던 회사가 있었다. 거기에서 카탈로그를 보내주면 캐나다에서 팔아보겠다고 했고 방문 판매 비슷한 거를 했고 한 대도 못 팔았다”라고 말해 폭소케 했다.

무명 시절 종일 천장만 보며 ‘이번 생은 망했구나’라는 생각을 한 그는 “오디션을 봐도 많이 떨어졌다. 붙을 생각도 안 하고 어차피 떨어질 거니까 오디션을 잘 보지도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어차피 안 될 걸 느낀 그는 “상암동에 가면 영화사 사무실이 있는데 프로필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그걸 들고 화장실에 가서 조감독의 마인드로 봤다. 제가 봐도 내 거는 어렵다 싶었다. 다시 갖다 놓고 그만두고 다른 거 찾자 할 때쯤 ‘센스 8’을 했다”라고 말했다.

당시 35세였던 손석구는 “흔히 얘기하는 독립영화 말고 매체에 노출이 되는 작품을 했던 게 그쯤인 거 가다”라며 다소 늦었던 나이를 언급했다.

배우 최희서의 소개로 ‘센스 8’ 오디션을 본 손석구는 “그거는 봤는데 되더라. 신기하게 ‘센스 8’은 오디션 보면서도 ‘됐다’라는 느낌이 왔다”라고 밝혔다.

장를 찾는 데 엄청난 시간을 보낸 손석구는 “나부터 찾아야겠다 싶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야 뭘 할 텐데. 그때는 오디션도 봐야 하고 불안한데 이거부터 해야겠다 싶었다. 원래 10년 걸리는 거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늦게 가도 괜찮아. 늦게 돼도 오래갈 수 있어. 그런 노력을 했다는 게 지금 생각하면 기특하다”라고 말했다.

손석구는 한때 꿈이 코미디언이었다며 “지금도 너무 코미디언을 하고 싶다. 유튜브를 많이 보니까 심심할 때마다 재미있는 것을 본다. 아직도 조세호 선배님의 최홍만 성대모사를 찾아본다”라고 말했다.

다시 최홍만 성대모사를 하는 조세호에 손석구는 함박웃음을 터트렸고 코미디 작품을 연기로나마 하고 싶다고 밝혔다.

tvN 방송 캡처



‘나의 해방일지’ 추앙해요 대사에 손석구는 반응이 초반에는 많이 갈렸던 걸로 기억한다며 “전 하나도 거부감이 없었다.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으면 사랑으로 안 되고 추앙을 받아야 채워지겠다는 거니까. 지원이가 연기하는 미정이 캐릭터가 너무 힘들었겠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이슈가 될지 몰랐다”라고 말했다.

박해영 작가는 손석구의 연기에 압도당했다, 내가 쓴 글의 경지를 뚫고 나갔다고 극찬했다. 손석구는 “저는 작가님을 대본 리딩 때 한 번 뵙고 말도 많이 안 나눠봤다. 끝나고 나서 늘 작가님이 어떻게 보셨을지 궁금했다. 이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남다르게 좋았다”라고 말했다.

‘나의 해방일지’는 다시는 못 가는 좋은 곳에 여행 다녀온 느낌이라 말한 손석구는 “배우라는 직업에 한계를 많이 느꼈었다. 평생 할 직업인가 싶었는데 ‘나의 해방일지’에서 지원이, 천호진 선배님, 민기, 엘이, 감독님 다 진짜 열심히 하셨다. 되게 멋있어 보였다. 현장에서 다 같이 집중하는 느낌이 좋다. 나만의 방식으로 나만의 색을 내면서 진짜 빛났던 시간 같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손석구는 ‘나의 해방일지’ 이후로 ‘범죄도시2’로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과거 장원석 대표는 손석구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며 시나리오를 연구해 그의 별명이 연구원이라 말한 적이 있다.

캐릭터 연구 일지를 가져온 손석구는 자신이 연구한 강해상을 그린 것을 보여줬으나 감독님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신도 자신의 연구 끝에 만들어졌다 밝힌 손석구는 “동석이 형을 만나기 전에 뭔가 이 사람이 마석도를 만나면 이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주기 위해 고민했다. 동석이 형보다 더 큰 누군가와 싸워 제압하는 장면을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라고 밝혔다.

‘범죄도시2’를 위해 1년 동안 태닝을 하고 10kg 증량한 손석구는 “‘범죄도시2’를 찍는 사이 다른 작품도 찍어 뺐다 쪘다를 반복했다"라고 말해 감탄케 했다.

‘나의 연구일지’ 첫 문장을 묻자 손석구는 “아무도 안 볼 것처럼 솔직하게 쓰자고 할 거 같다. 아직도 글을 많이 쓴다. 매일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솔직하게 쓰는 게 은근히 어렵다. 솔직하게 쓴 건 나중에 봐도 읽히는 데 아닌 건 ‘뭐지?’ 싶다”라고 말했다.

손석구는 3년 뒤 목표로 “구체적으로는 다작이 목표다. 유행도 빠르기 때문에 배우의 생명력이 예전처럼 길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노력만큼 결과가 비례하지 않는다. 노력하는 만큼 내 결과가 비례할 수 있는 상황까지 가는 게 힘든 건데 지금은 내가 하면 감독님도 잘 들어주시고 하기 때문에 최대한 다작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특이하다. 보통 좋은 작품을 고를 눈을 기르고 만나고 싶다고 하는데 다작을 하고 싶어요는”이라고 감탄했다.

지금도 두 작품을 같이 하고 있는 손석구는 “많이 남기고 싶다. 내가 들이는 노력만큼 결과물이 지금은 나올 수 있는 시기라 생각한다. 욕심을 내보고 싶은 거다. 그리고 어머니가 정말 행복해하신다. 지금이 인생의 황금기 일 수 있는데 더 자주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전화도 드리고 행복해하시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엄지를 들어 올려 폭소케 했다.

한편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김한나 온라인기자 klavie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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