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물가에 소비 동력 부족…내년 상반기까지 ‘하강 가속화’
지난달 산업생산 등 실물지표가 크게 나빠진 것으로 조사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통계청 10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광공업생산 부진이다. 제조업이 포함된 광공업의 침체는 한국 경제의 원동력인 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연쇄적으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
특히 지난달 국내 반도체 생산량은 전월에 비해 소폭 늘었지만 이전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생산 동력 자체가 꺾인 상태다. 반도체 재고는 전월 대비 5.4% 감소했는데, 정부는 기업이 생산 자체를 줄인 영향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며 수요가 둔화돼 재고가 쌓이자 기업이 생산을 줄이면서 재고도 조정되는 흐름이란 것이다.
방역조치 해제 이후 양호한 회복 흐름을 보였던 소비 지표도 주춤했다. 대표적 소비자 서비스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창고업 등이 모두 좋지 않다. 올해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반면 고물가 상황은 장기화하고 있어 민간 소비 동력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가 많이 올라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도 계속 민간 소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기 침체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는 이미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이고 성장 동력도 많이 약화됐다”며 “경기 하강 흐름은 내년까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은 향후 수출 감소세를 지속시키는 요인이다. 중국의 고강도 방역조치가 지속되면서 대중국 수출 타격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수출과 투자 여건이 악화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 강도가 제약되면서 향후 경기흐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최근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역시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향후 뇌관으로 지목된다. 최근 부동산 투자와 관련한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 건설 수주는 전월 대비 절반 이상(58.2%) 줄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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