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애가 허리 펴고 4성장군과 악수, 김일성 때도 없던 일”…4대 세습 착수 분석

박준희 기자 2022. 11. 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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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발사 공로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현장을 보도한 조선중앙TV의 영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그의 딸이 꼿꼿한 자세로 군 간부와 악수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27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공로자들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보도한 장면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딸(왼쪽 사진)과 지난 18일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오른쪽 〃) 여사. 조선중앙TV 캡쳐·뉴시스

‘사랑하는 자제’에서 ‘존귀한 자제’로

북한 관영 매체 김정은 딸 호칭 변화

정세현 “사실상 ‘세자 내정’ 아닌가”

태영호 “김정일도 어릴 땐 간부에 인사”

“아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자제라고 해도 간부들이 미성년자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다? 김일성 때는 없었다.”

최근 김 위원장의 딸이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관련 기념촬영 현장에서 북한 고위 간부들을 대하는 당당한 자세가 북한 매체에 의해 공개된 가운데 이 모습을 접한 북한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며 ‘백두혈통 4세 세습’을 위한 작업이 착수됐다고 평가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번에 ICBM 발사 성공에 기여한 사람들이 ‘백두혈통만을 앞으로도 모시겠다’고 충성의 맹세 비슷한 것을 했는데, 백두혈통이라는 것은 김정은에서 김주애로 내려가는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이번에 등장한 김 위원장의 딸을 10세 정도의 둘째인 ‘김주애’로 판단하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도 2013년 9월 북한을 방문한 후 김 위원장의 딸 이름을 ‘주애’라고 전한 바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화성포 17형, (사거리) 1만5000km짜리 ICBM은 김주애한테 물려주는 그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그 다음에 (시험발사) 공로자들 계급장 달아 주고 또 포상하고 그때는 (김주애의) 호칭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화성-17형 시험발사 소식을 전할 당시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딸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칭한 뒤, 공로자 기념촬영 관련 보도에서는 ‘존귀하신 자제분’이라고 칭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별 4개 짜리 (장성)하고 악수를 하는데 어린애가 허리를 굽히지 않는 것 보면 이미 그것은 내막적으로는, 과거에 대개 조선조 때도 7살에서 10살 그 사이에 세자로 내정을 했다”며 “지금 10살짜리 그 세대에도 이것(ICBM)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나이 많은 노장군들이 10살짜리한테 충성을 맹세하는 그런 장면이 방영이 되면서 북한 인민들한테 그런 줄 알라(고 공포하는 것)”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이미 이제 김주애로 후계자가 결정이 되고 앞으로 아마 웬만한 데는 다 데리고 다니면서 훈련을 시킬 것 같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북한 외무성 소속의 영국 주재 공사를 지내다 탈북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비슷한 맥락의 분석을 제시했다. 태 의원은 김 위원장의 딸이 등장한 북한 매체 보도에 관해 “이번에 두 번 공개했는데 첫 번째 공개와 두 번째 공개에서의 아주 큰 차이가 있다”며 “첫 번째는 ‘사랑하는 자제분’, 두 번째는 ‘존귀하신’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또 “(두 번째 보도 때) 김주애에 대해서 북한의 4성 장성으로 진급한 이런 사람들이 허리 굽혀 폴더인사를 한다. (김 위원장) 딸은 허리를 편 상태에서 손을 내밀고 북한 간부들이 허리 굽혀서 인사한다”며 “북한의 간부들이 미성년자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다? (이런 일은) 김일성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김일성 때도 김정일이나 김경희를 데리고 가면 북한 간부들은 허리 정도가 아니고 뒷짐을 지고, 오히려 김일성이 ‘할아버지들한테 인사해, 삼촌들한테 인사해’ 그러면 김정일이 미성년 때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며 “무슨 간부들이 아무리 왕족, 왕씨 가문이라도 공주한테 인사하듯이 그렇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가. 이런 건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태 의원은 “ 저는 이걸 보고 이번 이 기회를 통해서 앞으로 4대까지 간다는 이걸 확고히 이제는 각인시키려고 결국은 작업에 들어갔구나 이렇게 생각한다”며 “그 어떤 세습구도에서도 미성년자 때 이 아이가 후계자다, 이렇게 완전히 확정 짓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렇게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일 때도 김일성 아들이 김정일, 김평일, 김영일 셋이 있었다”며 “그때도 미성년 때는 ‘앞으로 누가 후계자다’라는 것을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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