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춤과 민주주의, 전승…유네스코 등재委 호평&극찬

입력 2022. 11. 30. 20:13 수정 2022. 11. 3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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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탈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아리랑과 함께 우리의 대표 무형유산으로 매우 강하게 각인돼 있는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이유는 전승되는 종합예술, 사회 부조리 비판과 인문주의적 평등지향, 관객의 호응과 추임새도 극의 일부가 되는 참여형 예술로 집약된다.

30일 오전(현지 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개최된 제17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11.28~12.3)는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이번 위원회 기간 안건으로 올라간 총 46건 중에서 한국의 탈춤 등재신청서를 무형유산의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를 명확하게 기술한 모범사례로 평가했다.

정부간위원회는 탈춤이 보여주는 보편적 평등의 가치와 사회 신분제에 대한 비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13개의 국가무형문화재와 5개의 시도무형문화재 종목으로 구성된 18개 지역별 무형유산 마다 방언을 그대로 사용하고, 관객과 이웃처럼 커뮤니케이션 하는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각 지역별 문화적 정체성에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위원회의 결정문을 보면, 탈춤은 춤, 노래, 연극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다. 탈을 쓴 연행자가 춤과 노래 그리고 행동과 말을 극적으로 조합해 사회 문제를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6~10명의 악사가 이들을 따른다. 탈춤은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며 보편적 평등을 주장하고 계급제의 모순을 비판한다. 탈춤 공연에는 정식 무대가 필요 없다. 공터만 있으면 탈춤을 할 수 있다.

위원회는 결정문에서 탈춤에서는 관객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경꾼들은 환호와 야유를 보내며 극의 전개에 영향을 미친다고 적었다.

관객의 리액션의 탈춤 극의 콘텐츠의 변화도 초래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예술극을 통한 사회 부조리 비판→민주주의→자연스러운 전승→공동체의 정체성 대변’이라는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하고 사회를 비판하는 역할을 하는 전통 예술인 탈춤은 이러한 특성 덕분에 (한국의 민주주의 갈등-정착기인)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젊은이들,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크게 확산되었다. 이 때 탈춤을 접한 사람들은, 지역 연합, 소모임, 학교 등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탈춤 연행 방법과 탈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주며 탈춤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원회는 사회적 문제를 비판하는 역할 이외에도 탈춤은 지역 방언과 지역 민요를 포함함으로써 지역의 정체성 강화에도 영향을 미치며, 해당 공연이 지역 축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주목했다.

“나도 탈춤 전승자”

젊은이들도 적극 참여해 전승되는 점도 높이 평가를 받았다. 결정문에 따르면, 탈춤은 구전전통과 공연예술 그리고 춤, 음악, 연극과 같은 전통을 비롯해 탈을 만드는 전통기술 등을 통해 표현된다. 탈춤 전승자와 연행자에는 보존회에 소속된 개인 연행자가 있다. 춤, 노래, 대화, 공예 관련 지식과 기술은 이들 연행자와 보존회를 통해 전수된다. 일반 대중도 교육기관에서 배우거나 취미 활동으로 연행함으로써 탈춤 전승에 참여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 모두 탈춤의 연행과 전승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다.

정기 공연과 청소년 탈춤 축제 한마당 같은 행사 조직을 통한 전승 노력도 있다. 한국은 재정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홍보, 교육, 역량강화 워크숍, 기록화 등의 노력을 통해 이러한 노력을 지원한다. 미래 보호 조치에는 세계 탈문화 아카이브 구축, 교류 프로그램 추진, 기타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이 추진할 여러 프로젝트들이 포함되어 있다. 보존단체 총연합회는 등재 후 탈춤의 연행과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연행자들도 이러한 미래 보호조치 이행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위원회는 평가했다.

위원회는 탈춤의 등재로 탈춤전승자들이 어느 곳에서 공연을 하든 무형유산협약(2003)과 협약의 목적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국제적으로는, 탈춤의 등재는 탈을 쓰고 춤을 추는 전통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배양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무형유산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논평했다. 특히 보존회, 보존단체 총연합회,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은 탈춤 등재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것에서부터 신청서를 작성하고 미래 보호 조치를 고안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등재 전 과정에서 국제네트워크가 긴밀하게 협력한 점도 호평받았다.

위원회는 마지막으로, 탈춤의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지나친 상업화의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설명하는 등 신청서를 잘 작성해준 것에 대해 당사국을 칭찬한다고 밝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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