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1.3兆 투자 유치 자금조달 숨통 트였다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2. 11.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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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PE 등과 제3자 유증
4년내 기업공개 보장조건
해외 배터리공장 건설 탄력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이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1조3200억원 규모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불안정했던 세계 금융 환경과 맞물려 1년여간 정체된 투자 유치 작업이 연말을 앞두고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이번 투자를 위해 SK온은 기관투자자들에게 4년 내 기업공개(IPO)를 보장하기도 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SK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는 안을 확정했다. 증자에 참여하는 재무적투자자(FI)는 국내 PEF 운용사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컨소시엄이다.

양측이 최종 합의한 계약에 따르면 SK온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컨소시엄으로부터 6953억~1조3200억원 규모 투자금을 받기로 했다. 이 한도 내에서 최종 투자 금액은 변경 가능하다.

SK온이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에 투자하는 구조다. SK온은 최대 2400만주의 CPS를 발행할 수 있는 한도를 열어놨다. 전환우선주는 주당 5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투자로 SK온은 우선적으로 자금 8300억원을 연내 수혈할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PE 컨소시엄은 현재까지 모집에 성공한 6953억원과 잔여금 1393억원을 12월 내에 집행 완료할 예정이다. 추가로 확보되는 자금은 내년 초 추가 집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대규모 해외 투자를 앞두고 있는 SK온의 자금 사정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SK온이 미국·헝가리를 비롯해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조 원대 자금이 있어야 한다.

회사는 미국 포드와 합작사(JV) '블루오벌SK'를 세우고 2027년까지 총 114억달러(약 1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시장 진출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력을 위한 JV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십조 원 규모에 이르는 해외 공장 증설 계획 등을 고려하면 추가 수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투자자 유치 가능성을 언급했다.

컨소시엄이 조성하는 펀드에는 한국금융지주의 기여도가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PE 컨소시엄은 이번 SK온 프리IPO 투자를 위해 기존에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자금을 소진하는 한편 신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했다.

해당 펀드에는 한국투자PE의 계열사가 핵심투자자(LP)로 참여해 2000억원 수준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컨소시엄은 또 해외 투자자를 통해 2억달러(약 2500억원)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SK온은 기관투자자들에 대해 향후 투자 회수(엑시트)를 위한 방편도 마련해둔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투자자들에게 2026년 내 SK온의 IPO를 추진하는 내용을 투자 조건으로 보장했다. 회사의 고의나 중과실로 IPO를 기한 내 완료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가 SK이노베이션을 대상으로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도 달렸다.

올해 초 해외 PEF를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섰던 SK온은 일정이 지연되자 국내 PEF의 자금을 유치하는 형태로 급선회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른 세계 공급망 불안정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회사의 올해 실적을 가늠하기 어려워져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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