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가장 위험한 쓰레기…'우주 쓰레기'가 온다

문별님 작가 입력 2022. 11. 30.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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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이혜정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바로 그저께, 윤석열 대통령이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고,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꽂을 것이라는 청사진을 내놨는데요. 


미래 인류의 무대가 될 우주, 그런데 그곳에 벌써 쓰레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지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과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본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대통령이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어떻게 들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올해 대한민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 다누리호 달 탐사선과 같이 우주에서 많은 연구성과를 얻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정부에서 우주활동에 관한 중장기 비전을 담은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하여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계획이 잘 실현돼서, 우리가 우주강국으로 거듭날 내일을 기대해봅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환경 문제인데요. 


지구 밖 우주에도 환경, 쓰레기 문제가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쓰레기가 있는 걸까요?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 인류가 우주활동을 하면서 우주공간에서 다양한 우주비행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누리호 발사체와 같은 우주 운송수단, 지구관측 및 통신, 항법, 과학임무 수행을 위한 인공위성, 다누리와 같은 우주 탐사선, 국제우주정거장과 같은 우주플랫폼이 포함되는데요. 


이 중에서 임무가 종료되었거나 기능이 정지된 우주비행체와 그 부속품, 그리고 우주비행체끼리의 충돌이나 폭발로 생성되는 파편 등과 같이 우주 공간에 버려진 모든 인공 우주물체를 우주 쓰레기라고 부릅니다.


이혜정 앵커 

그렇다면 지금 우주에 있는 쓰레기의 양은 얼마 정도로 보고 있나요?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직경 10cm 이상의 인공우주물체는 대략 26,000개인데, 이 중에서 약 7,000개가 각자의 임무를 수행하며 운영 중이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19,000개가 우주 쓰레기로 전체의 73%에 달합니다.


저희가 생활하고 있는 지구를 예를 들면, 대도시에 인구가 밀집하기 시작하면서 생활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우주에서도 우주관광, 우주통신, 우주자원채굴, 궤도상 서비스 등과 같은 우주활동이 활발지면서, 우주비행체 뿐만 아니라 필연적으로 우주 쓰레기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궤도 안의 인공우주물체 가운데 73%가 우주 쓰레기다, 굉장히 많은 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우주 쓰레기가, 궤도 안의 다른 물체와 부딪치게 되거나 하면 위험하지 않나요?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맞습니다. 우리가 출퇴근 또는 등하굣길에 고장난 차가 방치되어 있으면, 도로가 막혀 불편하기도 하고 때로는 사고 발생의 위험도 있습니다. 이와 유사하게 우주 쓰레기도 안전한 우주활동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특히 우주 쓰레기는 정지된 상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 주위를 최대 초속 7km의 매우 빠른 속도로 돌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인공위성과 충돌할 경우 전체를 파손시키거나 일부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생성된 우주 쓰레기는 또 다른 위험으로 작용합니다. 따라서, 우주비행체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기관에서는 우주 쓰레기에 대한 궤적을 확인하고 미리 대비하여, 우주공간에서의 비행 안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우주인이 체류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도, 우주 쓰레기가 근접할 경우 안전한 공간으로 대피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또한, 운영 중인 인공위성에 우주 쓰레기가 근접하게 되면 충돌하지 않도록 궤적을 수정하게 되는데, 이 기간 동안 위성 임무가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그러면 이런 우주 쓰레기로 인해 실제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을까요?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2009년 2월 10일, 미국에서 운영 중이던 이리듐-33호 위성과 운영이 종료된 러시아 위성 코스모스-2251호가 고도 790km 시베리아 상공에서 충돌하는 우주교통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해 이리듐 위성이 손실되었을 뿐만 아니라, 2,300개가 넘는 파편이 발생하였습니다. 


심지어 13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1,200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가 지구 주위를 돌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이 파편 중 하나가 우리나라 아리랑 위성에 100미터 미만으로 근접하여 충돌회피기동을 수행한 바 있습니다. 


다른 예시로, 대형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재진입하면서 마찰열에 의해 소각되지 않고 지상으로 낙하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지난 7월 31일에는 중국 우주 발사체 잔해물이 필리핀 서쪽 바다에 추락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혜정 앵커 

커다란 우주 쓰레기가 지상으로 낙하한다면, 그 피해가 어마어마할 것 같습니다. 


우주 쓰레기들을 처리해야 할 텐데, 어떤 방법들이 있나요?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방법은 생활쓰레기와 마찬가지로 수거하여 처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지구 근처에 있는 우주 쓰레기는 고도를 낮추어 지구 대기권으로 재진입시켜 소각시키는 방법이 있고, 고도가 높은 곳에 있는 우주 쓰레기는 사용하지 않는 우주궤도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위 우주 쓰레기 청소 위성이 필요한데요. 


최근 들어 많은 나라들에서 여러 가지 방식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는 청소 위성이 우주 쓰레기에 가까이 다가가서 포획한 후 같이 비행하면서 특정 위치로 이동시키는 작업입니다. 


이 과정을 랑데부, 도킹, 근접 운용이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이러한 기술이 우주환경보호를 위한 궤도상 서비스로 발전할 예정입니다.


물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주 쓰레기를 선제적으로 줄이는 것이죠. 


불가피한 경우에는 우주 쓰레기를 제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우주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기술 성숙도를 충분히 높여야 합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도 우주 공간에서 로봇팔을 이용한 궤도상 서비스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려면 한 나라만의 힘이 아니라, 많은 나라가 힘을 합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어떤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는지요?


정옥철 우주상황인식연구실장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에 관한 문제는 한 국가나 기관에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국제협력이 특히 중요한 분야입니다.


우주 쓰레기 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연합 UN 외기권위원회에서 2007년 '우주 쓰레기 경감 가이드라인'을 채택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2014년부터 국제우주 쓰레기조정위원회에 회원국으로 참여하여 기술 워킹그룹활동과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10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국제우주 쓰레기조정위원회 제40차 총회를 제주에서 개최하여, 우주환경의 현재과 미래, 그리고 우주 쓰레기 능동 제거에 관한 기술적 고려사항을 논의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국가 우주자산의 안전한 운용과 우주활동의 장기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긴밀한 국내/외 협력을 토대로 우주 쓰레기로부터 안전한 공공 인프라 및 핵심기술을 연구 개발하여 미래 우주경제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혜정 앵커 

우주 쓰레기 청소선을 다룬 영화 '승리호'가 인기를 끌었는데, 이게 그저 상상만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주강국으로 가는 길에, 우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국제적 행동에 우리도 함께 해야겠습니다.


실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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